들뜬 마음으로 추석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쓸쓸한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독거노인 박영자(74·포항시 북구 항구동) 할머니는 찾는이 없는 골방에서 외로운 추석을 보내야 한다. /임성일기자 lsi@hidomin.com
독거노인들“추석이 더 서러워”
추석을 열흘 앞둔 23일 오전. 3년째 7살짜리 손자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박영자(74·포항시 북구 항구동) 할머니의 집은 쓸쓸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추석 선물 장만을 위해 붐비는 인근 백화점과는 사뭇 대조적 이었다.
부엌 하나 달린 단칸방에서 두 사람이 생활하고 있는 박 할머니의 집에서는 외로움과 고단함이 그대로 묻어나오고 있었다.
박 할머니는 지난 84년 남편이 지병으로 쓰러져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어렵게 2남 1녀를 키웠다.
하지만 자식들도 각자 사정으로 할머니를 부양하지 못할 형편이다.
3년 전에는 둘째 아들이 사정이 생겨 손자까지 맡겨 놓았다.
할머니의 한 달 수입은 모두 40만원 정도.
노인연금 8만8000원과 손자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30여만원이 전부다.
수년 전 부터 천식, 심근경색 등의 지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 병원비와 두 식구 식비, 각종 세금 내기에도 빠듯하다.
박 할머니는 벌써 3년째 손자와만 추석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한 번도 자식들을 원망해 본 적은 없다.
박 할머니는 “올 추석에는 손자를 맡겨 놓은 둘째 아들이 혹시 오지 않을까 조금이나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와 같은 독거노인은 포항지역에만 총 1만500여명.
독거노인 돌보미 신귀순(56)씨는 “독거노인들을 볼 때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대욱기자 dwkim@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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