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근 나팔꽃은새벽 이슬 머금은우물가가 제자리 접시꽃은 흑갈색 장독 받친장독대가 제자리 해바라긴햇볕 잘 드는언덕배기가 제자리 꽃은 제자리에서 피어야만 아름다운 법
김시종 단추가 외줄을 타고 달랑거린다. 구조조정대상 사원처럼 위태롭다. 단추를 달아도 쉽게 떨어지도록 다는 부실한 기업정신. 부실한 기업정신이, 부실기업을 만든다.
임동건 도도한 기품 그 자태 속 향기는 천상을 잇는 사슴의 빛깔이니 明月의 시샘이 그칠 날 있으리까 만은 주야장창 긴긴날 이름 없는 선비 또한 홀로이 그 빛깔 속을 헤메인다네
임동건 神이내린/선물일까 前生의/보은일까 수천억/인연 중에 이리고운/당신일까 애정일까/동정일까 사랑일까/미움일까 하고많은/인연 중에 하필이면/당신일까
윤석홍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꽃밭보다 더 아름다운푸른 육백마지기 배추밭잠깐씩 내비치는 도깨비 같은햇살에 키워가는 눈부신 속살들그곳은 지금,겨울이 차곡차곡 익어가고 있다
최빈 그가 한 말들이겨울 상수리나무마른 잎이 되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그 나무로 가서 잎이 되었다 신의 손길이 상수리나무 옆을 지나갔다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그간의 일들을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