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은 현실이다. 특히 서울 강남 집값은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다. 걷어내야할 거품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그러나 강남과 분당, 용인 등 7개 지역을 `버블 7’이라고 명명하며 차별화하고, 의도적으로 거품을 제거해 가격을 붕괴시키겠다는 시도는 반(反)시장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일본 경우를 보자. 일본도 우리처럼 10여년전 부동산 거품이 일시에 빠지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23억엔을 들여 만든 스키장이 3억엔으로 추락하는 등 부동산이 궤멸되다 시피했다. 그러자 은행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해 은행이 줄줄이 파산하고 말았다. 이를 극복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렸다.
부동산 거품을 빼는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강남 등 부자동네를 겨냥해 집값폭락을 밀어붙이다 금융권 부실까지 초래하지 않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도 전에 지방의 건설경기부터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 강남 집값에 거품이 끼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 들어와서다. 강남 등은 아파트값이 거의 두 배로 올랐고, 수십 차례 발표한 부동산정책은 집값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낳았다. 또 정부당국자들의 거품 경고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공급정책이 병행되지 않는 한 아파트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수요자에 의해 형성된 가격을 거품이라고 아무리 떠든들 소용없다는 얘기다.
경제는 심리가 많이 작용한다. 그러나 정책은 과학적이어야 한다. 경제가 당국자들의 경고와 엄포로 바로 설 수만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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