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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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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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나들이 단 두 몸이라
밤 빛은 배여와라.
아, 이거 봐, 우거진 나무
아래로 달 들어라.
 
우리는 말하며 걸었어라
바람은 부는 대로
등 불빛에 거리는 해적여라
 
희미한 하느편에
고이 밝은 그림자 아득이고
퍽도 가까힌 풀밭에서
이슬이 번쩍여라.
 
밤은 막 깊어 사방은 고요한데
이마즉 말도 안하고 더 안가고
 
길가에 우뚝하니 눈 감고 마주서서
먼 먼 산 절의 절 종소리
달빛은 지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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