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은 길거리 음식의 대표선수이자 저소득층의 한끼 밥 노릇도 한다. 그만큼 서민냄새가 물씬 나는 먹을거리로 꼽힌다. 겨울철이면 군고구마,군밤과 함께 오가는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던 삼총사다. 올겨울들어 그 판도가 무너졌다. 지난해 흉작으로 고구마도, 밤도 귀하신 몸이 된 탓이다. 길거리 호떡도 사라졌다. 대형마트에 가면 갖춰놓은 호떡 자료를 쉽게 살 수 있으니 길거리 호떡에 눈길을 줄 턱도 없겠다.
붕어빵이 백화점에 나타났다. 일본식 붕어빵인 `도미빵(타이야끼)’이 브랜드 상품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붕어빵이 브랜드를 달고 백화점 식품코너를 점령하고 로드숍까지 열고 있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재벌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대형유통조직들이 걸태질하느라 두 눈에 핏발을 세우는 꼬락서니를 한탄할 때마다 되뇐 소리가 있다. “이러다간 백화점에서 붕어빵을 파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설마 그런 세상이 오기야 하겠느냐는 마음에서 비아냥거린 말이 씨가 될줄이야 뉘 알았을까.
서울지역의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파는 브랜드 붕어빵은 한 개에 2000~2500원이다 . 길거리 붕어빵보다 고급 재료를 쓰니 입맛 잡기도 쉽다. 점포마다 한달 평균 4000만원 안팎 팔려나간다고 한다.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린다는 이야기다. 그 등쌀에 이제는 길거리 붕어빵마저 사라질 날이 다가오는 것만 같다. 그러나 간절한 소원이 있다. 이 얼치기 점괘만은 제발 맞지않기만 바란다. 노는 물이 달라야 할 재벌이 붕어빵 장사하는 세상. 상상도 못했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용언/ 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