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지메의 구조’
“학교구조가 폭력 키운다”日이지메 전문가 진단
“학교에서 `친구’나 `선생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학생이 학교를 제쳐두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하면,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쪽은 `교육의 논리’를 `법의 논리’로 더럽힌 피해자 측이 된다. 이지메를 당해서 자살을 결심하는 대다수 학생들은 가해자를 법에 맡긴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죽어간다.”(166쪽)
사회학을 토대로 이지메(집단 괴롭힘) 현상을 연구해온 나이토 아사오 일본 메이지대학 교수는 근간 `이지메의 구조’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신성한 교실’이라는 허울 때문에 오히려 시민사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그들만의 권력 질서가 자리잡게 됐다는 것.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일본의 현행 교육 제도는 학생들의 사고와 행동뿐만 아니라 감정에도 깊숙하게 개입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현행 학교 제도는 좁은 생활공간에 학생들을 강제 수용한 다음 다양한 `관계’를 강제한다. 가령 집단 학습, 집단 섭식, 학급 활동, 청소, 잡무 할당, 학교 행사, 각종 연대책임 등을 강압함으로써 모든 생활 활동이 소집단의 자치훈련이 되도록 만든다.”(163쪽)
단기적으로는 학교에 경찰을 투입하고 시민사회와 같은 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나아가 학급 제도를 폐지하고 `자유로운 교실’이 되도록 교육 정책을 새로 짜야한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책은 이지메의 메커니즘을 `타인을 조종하려는 심리’인 `전능 모형’을 토대로 분석하고, 학생들의 생활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꾸면 `전능감’이 사라진다는 가설을 입증한다. 연합
고지연 옮김. 한얼미디어. 264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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