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내용보니 경악”- 민주 “공개 책임묻겠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관련, “나는 (김정일)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국가정보원이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함께 배포한 8쪽짜리 발췌록을 통해 확인됐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20일 동일한 8쪽짜리 발췌본을 새누리당 소속 정보위원들에게 전달한 적이 있으나, 열람한 의원들의 전언이 아닌 문서로써 노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당장 야당은 이날 국정원의 전문 및 발췌본 수령을 거부했다.
노 전 대통령은 NLL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럽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서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면서 “그래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마음대로 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통항을 위해서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서해평화협력지대에 대해 "바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그건 해결되지 않는다. 바다 문제까지 포함해서 그카면 이제 실무적 협상에서 쌍방이 다 법을 포기한다. 그것은 그때 가서 할 문제이고 그러나 이 구상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발표해도 되지 않겠나"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예,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께서 6·15선언, 큰 선언을 하나 만드시고 돌아가셨는데…보다 해야 될 짐을 많이 지고 가는 것이 됐습니다"라고 하자 "내가 원하는 것은 시간을 늦추지 말자는 것이고,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뒷걸음치지 않게 쐐기를 좀 박아 놓자"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그 동안 해외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제일 큰 문제가 미국이다. 나도 역사적으로 제국주의 역사가 사실 세계, 세계 인민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나는 지난 5년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에서 북측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고, 국제 무대에 나가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왔다"고 밝혔다. /백영준기자 by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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