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직전 철도노조 숨통 터준 김무성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철도 파업 철회는 철도노조가 정부의 원칙 대응에 백기 투항한 것이나 다름없다. 파업 철회 결정에 정치권이 끼어들어 국회에 `철도산업발전소위를 구성하는 조건’을 달았지만 철도노조가 얻은 것은 전무(全無)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규모 징계와 사법처리,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른 봉급 감액이 철도노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22일에 걸친 철도노조 파업으로 산업·수출·물류 등 경제 전반에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난 것으로 파악된다. 철도파업으로 발이 묶인 국민들의 눈에 안 보이는 피해까지 합하면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난다. 이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얻은 것도 있다. 철도노조의 `백기 투항’에 따른 철도 개혁의 동력(動力)이다.
수서발KTX 면허발급으로 철도 산업은 114년간의 독점 체제가 박살이 났다. 서울역 출발 KTX와 경쟁 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서발KTX가 흑자를 기록하면 코레일은 인원감축과 긴축경영이 불가피하다. 철도노조가 악을 쓰며 22일간 파업을 벌인 바로 그 이유다.
철도노조 파업을 중재한답시고 나선 정치권에 박수를 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백기 투항’ 할 수밖에 없었다. 파업이 20일을 넘으면서 파업 동력이 급속히 떨어졌고, 업무복귀 근로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부와 코레일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근로자는 `전원해고’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 철도파업은 5년 전 광우병 촛불 난동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됐다. 인터넷에는 “철도 민영화가 되면 서울∼부산 KTX 요금이 6만 원에서 28만 원까지 오른다”는 `괴담’이 나돌았다. 노동당 당원인 주현우 씨(27·고려대 경영학과)가 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2장짜리 대자보가 고려대에 나붙자 민영화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정부도 우왕좌왕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노총 본부 경찰진입을 “몰랐다”고 봉창을 두드리기도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조차 뒷짐 진 모습으로 청와대로부터 손가락질 받았다.
사태가 반전된 것은 12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철도노조 파업은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명분 없는 집단행동”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부터다. 이어 정부는 22일 사상 처음 철도노조 집행부가 은신한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했다. 노조 집행부 체포에는 실패했지만 철도노조원들 사이에는 “파업을 계속해도 정부의 강경 방침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박 대통령의 `원칙’과 `일관성’은 개성공단을 폐쇄한 북한까지 굴복시킨 무적(無敵)의 철학이다. 철도노조는 30일 결국 백기 투항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의 `원칙’과 `일관성’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다. 철도노조든 화물노조든 불법파업에 돌입하면 공권력 투입은 물론, 그 이상의 수단까지 동원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드물다. 세계 최강의 영국 탄광노조를 굴복시킨 영국의 대처 총리가 박 대통령의 스승이다. 박 대통령의 `원칙’과 `일관성’은 새해에도 만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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