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휴가의 계절이 돌아왔다.
똑딱똑딱, 반복된 일상의 시간에서 벗어난다. 휴가는 바다의 시간, 산의 시간 그리고 그 어떠한 곳으로도 떠나지 못한 자들의 한숨의 시간으로 채워진다.
떠난 자도, 떠나지 못한 자도, 잠시 단꿈에 빠질 수 있는 `책의 시간’. 그 아름다운 마법의 시간을 선물해 줄 책 10권을 소개한다.
▲ 도시와 나
“여름 한철 반짝하고 깨어나는 이 도시처럼 그들의 삶도 한여름 밤 어두운 공원에서 폭죽처럼 터지는 무도의 순간으로 생기를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133쪽)
여행소설집 `도시와 나’는 성석제, 함정임 등 7명의 작가가 아비뇽, 브장송 등 세계 도시를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을 모았다.
7명의 작가 개성이 담긴 소설 뒤에는 작가들의 인터뷰가 실려, 소설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 도시와 나, 성석제 외 6명, 바람, 2013년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그 길 끝에 다시’(함정임 외 6명)
▲ 소금
“일종의 그림자, 유령같은 존재가 아버지였다.”(36쪽)
2014 원북원 포항 선정도서인 박범신의 `소금’은 거대한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의 아버지의 삶을 이야기 한다. 소설 속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자아를 찾아 나선다. 아비를 잃은 가족들은 점차 해체되어 간다.
소설은 자식들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친 베이비부머세대를 떠올리게 하는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소금, 박범신, 한겨레출판, 2013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박범신), 달려라 아비(김애란)
▲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엄마랑 여행하면서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단 말을 여러 번 떠올렸다. (…) 미야자키에서 본 꽃은 그냥 철쭉이 아니라 엄마의 고향집 뒷마당에 자랐던 철쭉이었다. 남자친구와 같이 갔다면 뜨거운 시간을 보냈을지는 몰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엄마의 시간들을 만나진 못했을 것이다.”(46쪽)
이 책은 올 초 달 출판사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내 여행의 명장면’이라는 여행에세이 공모전에 당선된 34편의 에세이를 묶어 낸 책이다.
다채로운 시선과 경험으로 풀어낸 34편의 여행 에세이는 그 자체로 사랑스럽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강지혜 외 33명, 달, 201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누구나, 이방인’(이혜경 외)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인생은 결국, 결코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이 거듭 버틸 수 있는데 까지 버티다가 몇 가지의 간단한 항목으로 요약되고 정리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199쪽)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1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사사구 허용, 시즌 최다 병살타 등의 기록을 가진 만년 꼴찌인 `삼미슈퍼스타즈’. 삼미슈퍼스타즈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소설 속 인물들은 경쟁에서 밀린 루저들이다. 소설은 그런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며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를 풍자한다.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한겨레출판, 2003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허수아비 춤’(조정래)
▲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양주 철학의 핵심은 개인의 행복이다. (…) 양주는 사람들로 하여금 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네 가지라고 말한다. 하나는 수명이고 둘은 명예이며 셋은 지위, 넷은 재화다. 이 네 가지를 욕심내는 사람은 그 욕심 때문에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225쪽)
김선희의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는 인생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매순간 견디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책이다. 사랑, 가족, 일 등 삶에서 부딪치는 가장 어려운 화두 10가지를 선별,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성장통을 다스린다.
-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예담, 2012
▲ 정도전과 그의 시대
“정도전은 `벼슬아치가 백성에게 받는 것이 큰 만큼 자기를 기르는 백성에 대한 보답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벼슬아치가 백성 위에 군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때, 너도나도 백성을 뜯어먹을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던 때에 벼슬아치를 기르는 존재가 백성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덕일의 역사특강 `정도전과 그의 시대’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대하사극 `정도전’ 팀을 대상으로 한 강연 내용을 엮은 것이다.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 백성을 근본으로 하는 조선을 건국했지만 이방원에게 죽음을 맞이한 혁명가 정도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냈다.
-정도전과 그의 시대, 이덕일, 옥당, 201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혁명1·2’(김탁환)
▲ 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1·2
“미술도 드라마만큼이나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게 나의 목적이다.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안내하는’ 사람이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스스로 음미할 수 있는 곳까지 안내하는 게 나의 역할이다.”(작가의 말)
이 책은 루브르 박물관을 천 번 가본 도슨트 윤운중이 안내하는 유럽미술관 순례다. 두 권으로 나눠진 이 책에는 유럽미술관 걸작들이 모두 담겨 있다. 직접 가지 않아도 생생하게 미술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각지에 흩어진 작품들을 연계해 설명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 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1·2, 윤운중, 모요사, 2013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낀다’(최영도)
▲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경제학 학위 없이도 아주 행복하게 지내는 세계 경제의 거물도 많이 있습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조지 W.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역사를 전공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법학을 전공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화학자였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적어도 따분한 일은 아니라는 걸 인정하시겠지요?”(28쪽)
옥스퍼드, 런던정경대 등에서 유쾌하고 명쾌하게 거시경제학을 가르치는 경제학자 팀 하포드가 겁부터 먹는 보통 사람들에게 거시경제의 기본 원리를 쉽게 가르친다. 발랄한 그의 화법은 경제학이라는 이 `음울한 학문’을 경쾌하게 한다.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팀 하포드, 웅진지식하우스, 201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내일을 위한 경제학’(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 융합하라
“소비자의 여정에 주목하며 그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꾸준히 유지하는 조직이 승자가 될 것이다.”(331쪽)
전 세계적으로 `융합’이 화두다.
이 책은 창의성, 기술, 그리고 미디어가 점점 가까워지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마케팅과 기술의 융합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는 현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지닌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융합하라, 봅 로드·레이 벨레즈, 베가북스, 201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최병삼·김창욱·조원영)
▲ 설득을 이기는 설명의 힘
“설명에는 다른 목적이 있다. 바로 설명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이다.”(50쪽)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오류를 범하곤 한다. 그것은 설명이 아닌, 설득으로 인한 오류다.
이 책은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고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즉, `설명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계획’과 `아이디어 묶기’, `프리젠테이션’으로 나뉜 `설명의 과정’을 이야기 한다.
-설득을 이기는 설명의 힘, 리 레피버, 미디어윌, 2013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보고의 정석’(박신영)
휴가, 일상을 떠나 또 다른 나를 찾는 시간. 그 여행을 함께할 친구로 `책’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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