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도로를 깨끗하게 하여 교통에 유의하는 것은 왕정(王政)의 중요한 것이다. 시전(詩傳)에 이르기를 도로가 화살같이 곧으니 군자도 통행하고 소인도 통행한다고 하였으니 치도(治道)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 것이다. 비록 산을 깎고 토지를 소비한다 하더라도 국민의 복리를 위해서는 치도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 문공(晉文公)이 천하를 패(覇)할 때에 도로가 분명하고 진 영왕(陳靈王)이 망할 때는 도로가 황도(荒度)했다. 이것이 왕자의 급선무라 할 것이다.” <五洲衍文長箋散稿)
흔히들 경북을 `교통오지’라고 부른다. 경북 동해안에 그 흔한 고속도로 하나 길게 뻗은 것이 없는 곳이 경북이니 폄훼라고 서운해 할 일도 아니다. 동해안의 유일한 7번 국도를 4차선으로 확 · 포장하는 데 꼬박 20년이 걸린 기록은 다른 시·도 어느 곳에서도 찾을 길이 없을 것 같다. 이 도로공사의 첫삽을 뜨던 날 태어난 아기가 있다면 그는 이제 헌헌장부로 자라나 있을 게 아닌가. `뭉그적’도 유분수다. `하세월(何歲月)’도 지쳐 잠들었을 법하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 씨는 고속도로를 “기능주의의 길”이라고 쓴 일이 있다. “도로표지판에는 속도 표시와 거리를 나타내는 숫자만이 적혀있다”고 했다. 최단거리로 달려가라는 이정표엔 “기능주의 외에는 일체의 다른 목적이 허락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럴지언정 경북은 교통인프라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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