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철강 3사의 연평균 매출액은 15조 원대에 이른다.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이 그 주역들이다. 여기에 포항강판을 비롯해 200여 철강업체들이 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철강사들의 직원 임금은 연평균 1조 3000여억 원이다. 철강산업도시 포항 경제의 힘이 `쇳물’에서 솟구치는 예증들이다.
철강기업들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연간 매출 11조 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다음달 파이넥스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게 첫손꼽는 사례다. 친환경 제철설비인 파이넥스 공장이 생산한 쇳물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제철의 역사는 새 지평을 열게 된다. 게다가 국내 고로를 파이넥스 설비로 바꿔 나가면서 해외진출에도 속도가 붙게된다. 제철입국의 표본이랄 수 있겠다.
포스코의 신장은 세계시장에서 주목과 견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철강업체 세계 1위인 미탈-아르셀로의 움직임은 언제나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당사자는 애써 부인하지만 포스코에 대한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 시도설이 끊이지 않는 게 그 반증이다. 포스코도 물론 이런 사태에 대한 자위(自衛)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기업 차원의 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보살핌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엑슨-플로리오법 제정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듯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저런 눈치를 보는 것 같다. 국가기간산업 보호장치를 마련한 외국의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뒤따르면서 왜 망설이는지 의문이 앞선다.
철강기업들이 포항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누구나 아는 그대로다. 그만큼 시민들의 사랑이 필요하다. 다행히 새해들어 산업평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이른바 강성투쟁으로 잃어버린 시간과 손해가 얼마인가. 지난해 여름 83일에 걸친 파업만 없었어도 파이넥스 공장 준공은 그만큼 더 빨라졌을 게 아닌가. 기업체 뿐만 아니라 시민의 삶도 고달프기만 했다.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경험이다.
기업은 그렇게 중요하다. 민선 4기 들어 포항지역 투자유치가 활발하니 반갑다. 포스코는 연료전지공장의 추가투자 채비까지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항을 떠난 철강기업의 사례 또한 없는 게 아니다. 제아무리 뜨거운 쇳물도 보살피는 손길이 없으면 식게 마련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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