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주말에 잦았던 것은 더욱 문제거리를 드러내는 현상이다. 휴일을 맞아 산행하는 사람들이 실화했을 가능성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등산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게다가 등산 인구는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웬만한 산치고 사람들의 발길에 몸살을 앓지 않는 곳이 없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렇고 보니 이 많은 등산객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의 실수로 불이 날 가능성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단속도 물론 중요하지만 화재위험 물질을 몸에 지니지 않는 게 예방의 첫걸음이다.
게다가 방화라면 이야말로 중범(重犯)이다. 불행하게도 대구 앞산에서 일어난 산불이 방화로 추정되고 있다. 사흘동안 앞산공원 일대 4곳에서 산불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하루에 두 차례나 일어난 날도 있었다. 불이난 장소는 심신수련장, 약수터, 충혼탑, 체육공원에 가깝다. 자연발화할 일이 거의 없는 곳들이 아닌가. 누군가 돌아다니며 불을 지르고 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12시간 넘게 70여㏊를 잿더미로 만든 울진군 원남면 갈면리 산불은 최근 입은 피해 가운데 가장 대형이다. 불길을 잡느라 2000여 명이 동원됐고, 4개 마을 주민 112가구 198명이 밤새 대피해야 했다. 인명, 가옥 피해가 없어 다행이긴 하나 잿더미가 되고만 산림이 70여㏊다. 산불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운 계기이기도 했다.
산불을 왜 막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이미 상식사항이다. 구구하게 긴 말이 필요없다는 이야기다. 한두번 겪어본 불행도 아니다. 문화유산인 낙산사가 잿더미가 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역일대 야산에 불을 지르고 돌아다닌 연쇄 방화범이 붙잡힌 것도 불과 얼마전 일이다. 누구를 가릴 것 없이 시민의 양식(良識)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때다. 단속 대상이 되지않는 것만 해도 불행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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