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나 이래봬도 수도꼭지 빨며 자란 몸이야.” 걸핏하면 ‘수도꼭지’를 들먹이며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 들던 시절이 있었다. 남침전쟁 탓에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어버린 1950년대에 통하던 자기과시였다. 물지게 진 사람이 넘쳐나던 시절인데도 수도꼭지만 틀면 되는 삶을 누렸다니 목에 힘주고 살았음직도 하다. 수도꼭지는 ‘도시사람’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했다.
사람의 몸 안엔 대략 40ℓ쯤 되는 물이 있다. 이 가운데 혈액 속의 물이 4ℓ쯤 이다. 땀과 오줌 따위로 내보내는 물은 하루에 1.5ℓ쯤 된다. 이는 날마다 보충해야 하는 분량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목마름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도 아무것도 마시지 않으면 3주를 버티기 힘들다. 신체 각 부위에 물이 충분한데도 목이 마른 일이 있다. 핏속의 물과 소금의 비율이 맞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짭짤한 것으로 군것질하고는 물을 켜는 사람이 그런 경우다.
“문제는 노후관이야. 이 바보야.” 선거철이면 으레 등장하는 명언을 흉내 내본 말이다. 경북도내 노후관은 4900㎞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다 바꾸려면 7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나도 알아. 문제는 돈이야, 이 바보야”하는 응답이 되돌아올 것만 같다. 그렇다한들 물을 절반이나 흘려보낸다면 말이 안 된다. 귀중한 물을 물 쓰듯하는 물부족 국가의 모습이 이렇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