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근들의 행태가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후보 최측근이라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그는 이 후보가 선출된 다음날 중앙당에 이 후보 집무실 맞은 편 후보비서실장방을 자신의 집무실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당화합을 원한다면 이런 측근들을 정리해야만 한다.
이 최고위원은 명실상부한 이 후보 진영의 2인자다. 이 후보가 대권의사를 밝히기 전부터 이 후보를 온몸으로 도왔다. 이 후보가 공식후보가 된 마당에 어깨가 으쓱해질만 하다. 당내 입지가 박근혜 전 대표보다 취약한 이 후보를 위해 소속의원들을 설득해 우위를 확보케 한 것은 누가 뭐래도 그의 공이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소속의원들을 `줄세우기’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야기한 장본인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이 후보진영의 `줄세우기’를 비난했을 때도 타깃은 이 최고위원이었다. 박 전 대표 측도 이 최고위원의 행태를 한두 차례 문제삼은 게 아니다. 경선 막바지 박 전 대표 측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이 후보 진영 내부에서조차 이 최고위원의 강압적이고 저돌적인 활동이 비난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그가 마치 `점령군’처럼 자신의 집무실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얼굴에 먹칠하는 오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와 측근들이 지금부터 해야할 일은 겸손과 자중이다. 이 후보가 이겼다지만 개운한 승리도 아니다. 패자와의 표 차이가 1.5%에 불과하고, 게다가 이 후보는 당원과 대의원 등 선거인단 투표에서 졌다. 여론조사에 앞서 이겼을 뿐이다. 한마디로 당원들은 이 후보를 후보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박 전 대표가 깨끗한 승복과 백의종군 선언으로 여론의 전폭 지지를 받고 있다. 이겼다고 흥분할 때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 새겨듣기 바란다.
이 후보 측근들은 이제 2선, 3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공치사는 12월 대선이 끝난 뒤 해도 늦지 않다. 대신 이 후보 주변에는 능력있고, 바른말하는 인사들로 채워야 한다. 화합형이 절실하다. 경선과정에서 이 후보에게 할말 못할 말을 던진 박 전 대표 측근들 가운데 능력있는 인물들을 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거는 혼자 치르는게 아니다. 더더구나 측근들의 잔치도 아니다. 이재오 최고위원 같은 측근은 되도록 멀리두고 그 자리를 밖의 인물로 채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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