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智異)는 직연하면 `기이한 지혜’라는 뜻이다.
지리산은 옛날부터 구도자나 은자(隱者)들의 산으로 유명했다.
지금도 화엄사, 쌍계사, 대원사, 천은사 등 유명사찰이 많다. 지리산은 백제에 멸망당한 마한과 신라에 나라를 뺏긴 가야의 유민들에게는 마지막 안식처였다.
혁명을 이르켰다 실패한 조선조 말 동학군들에게는 도피처였다.
우리 근대사의 비극인 6·25전쟁 와중에는 `빨치산’의 주된 활동 무대가 되기도 했다. 최고봉의 이름이 천왕봉인 것도 범상함을 더 한다.
천왕은 제정일치시대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군장(君長)을 달리 부르던 말이다.
천왕봉은 군장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신령스러운 곳이었던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천왕봉의 서쪽 암벽에는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란 뜻의 천주(天柱)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천왕봉을 오르는 서쪽 방향 입구에는 통천문(通天門), 동쪽 방향에는 개천문(開川門)도 있다.
천왕봉은 경관이 빼어나기로도 유명하다. 정상에 서면 전라 경상 충청 3도(道)의 산세를 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다. 천왕봉 일출은 지리산 10경(景) 중 1경으로 꼽히는데 제대로 일출을 보려면 3대에 걸쳐 적선을 해야만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천왕봉의 높이는 그동안 1915m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언제 누가 어떻게 측정해서 공표했는지는 지도를 만드는 국토지리정보원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최근 경남 함양군은 대한지적공사 관계자들과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 천왕봉의 높이가 1916.77m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늦었지만 `민족의 영산’지리산의 정확한 높이를 알수 있게 된 점은 반가운 일이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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