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한 사람들을 위해 지하 요새에 지구상의 생물 유전자원들을 보관하는 장면도 나온다. 영화는 우리가 핵전쟁, 소행성 충돌,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향에 대비한 생존을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지난 10월 14일 우리나라는 세계 종자은행으로 일컫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에 1만 3,000 자원의 종자를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의 식량안보와 유전자원의 안전한 확보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종자산업 규모는 약 47조 2461억원(417억 달러, 2018년 기준)에 달하며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세계 종자산업 대비 1.3%(5.5억 달러, 약 6231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매년 평균 135.76억 원(총 1357.6억 원, 2010-2019년)의 로열티를 해외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량 자급률과 더불어 종자 자급률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더욱이 종자산업 무역적자 규모가 매년 평균 6,481.8만 달러(약 734억 원, 2015~2019년)로 나타나 당장이라도 세계 종자 전쟁 필승 전략을 세워야 한다.
농업의 반도체인 종자 산업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종자 산업의 국민경제 기여도 분석(2019)’에서 정부가 종자 산업에 투자할 경우 총 생산유발 금액, 부가가치유발 금액, 소득유발 금액, 노동유발 계수 등이 국민 경제에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자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 효과 분석(2013)’에서 토종 종자의 자급률을 높인다면 해외 종자 수입 감소와 해외 유출 로열티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토종 종자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종자 단가 하락과 농산물 생산량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결국 농산물 가격 하락과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이어짐을 밝혔다. 우리는 토종 종자 자급률 상승으로 농가 소득 향상과 사회 후생 효과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토종 종자 연구 및 교육 지원을 통해 종자 자급률을 높이고 더 나아가 토종 종자를 해외에 수출하여 로열티를 거둬들이는 전략으로 무역 흑자 국가로 이끌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종자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외 수출 전략을 바로 잡아야 한다.
‘세계 종자 시장에 진출할 한국 종자기업의 수출 마케팅 전략(2018)’에서 종자 개발 전문가 부족, 관련 통계 및 세계 종자 시장 정보 부족, 각국 관련 법령 및 제도 파악 부족, 각국 종자 수입 및 유통 등의 정보 부족, 인적·재무·사회적 자본 부족 등에 대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해외 거래에 있어 교섭력이 약하고 수출 대상국의 검역 강화와 높은 수입 관세에 대한 대책, 해외 시장 판로 개척, 생물다양성 협약(CBD)에 대한 대처 등 종자 수출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종자 산업 전문 인력 양성과 종자 수출 단지 조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종자 산업 전문 교육 기관을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주변지역에 종자 산업 수출 산업 단지 조성 및 종자 수출 지원 센터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토종 종자 은행’을 설립한 취지와 운영상의 문제점을 잘 검토하여 각 광역 단체를 중심으로 ‘한국 종자 은행’을 설립하여 관련 연구와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 기후변화, FTA, 4차 산업시대에 농업의 반도체인 종자 가치 상승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토종 종자 가치 제고를 위한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이동훈 전 미래통합당 경제자문단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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