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회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반대하고 나선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신도청 시대 개막의 박수소리가 채 멈추지 않은 지금, 심도 있는 분석이나 논의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현 상황에 대한 거부감이다. 도청을 안동으로 옮긴 이후 아직 제대로 신도시가 정착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통합은 안동 등 북부지역 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음은 수도권에 대응할 강력한 경쟁력이 담보되지 않은 단일공동체는 단순한 합산에 불과해 국토균형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즉 통합의 최대 이점으로 홍보하고 있는 규모의 경제학이 마산·창원·진해 통합의 사례에서 보듯 효율성 증대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통합은 동·남부권 의존도만 높이고 결국 대구 중심의 지방정부 출범이라는 경북 내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안동시의회의 주장은 북부지역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십 년 만에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은 북부지역 주민들이 느닷없이 대구경북 통합이라는 암초를 만났으니 이렇게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아직 대구경북 통합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싸여 반대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해서이지 사실 통합반대 목소리는 경북도내 여기저기서 일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의 광역통합에 앞서 더 시급한 것은 생활권이 같은 3,4개 시군이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진작부터 있어 왔다. 즉 현재의 시군의 규모를 키워 일본의 현(縣)규모와 같은 지방행정 단위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사실 일선 시군의 상황을 보면 좁은 행정구역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심각한 인구소멸 문제 뿐 만 아니라 상하수도, 쓰레기, 산불, 교통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경쟁력이 생길 리 만무하다.
대구경북 통합은 상당수 도민들의 주장대로 생활권이 같은 3, 4개 일선시군이 통합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통합신공항이전과 영일만 배후단지, 경주왕경도시 조성 등 경북지역의 현안을 해결한 후 추진하는 것이 대구에 흡수된다는 불만과 불안감에서 벗어나 속도를 낼 수 있다. 단체장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결론에 끼워 맞출 것이 아니라 코로나 여파로 도탄에 빠진 민생을 먼저 챙기고 대구경북 통합은 뒤로 미루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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