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걸어가는 사람도 있고 뛰어가는 사람도 있다. 둘이서 가는 사람도 있고 셋이서 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걸음은 홀로 가야만 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마지막 순간에 서면 그 누구일지라도 예외 없이 지나온 삶의 자취를 돌아보며 후회한다. 혹자는 후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후회란 ‘끝내 이루지 못한 소망의 반영“이라고. 과연 그것뿐일까. 원했던 것을 다 가져야만 후회 없는 삶이 될까. 단연코 그렇지 않다. 삶의 본질에서 멀어진 삶일수록 후회가 많이 남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점이 있다. 그렇기에 무결점의 완벽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지향해야 모든 순간이 단 한번인 이 삶에 후회가 적게 남을까! 그 해답을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살아가는 진행형인 사람들의 후회는 단편적이지만 종착역에 들어선 사람에게는 인생 전체를 아울러 돌아보기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발현되는 까닭이다.
세계적으로 죽음이 임박한 환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하여 살아온 삶을 성찰함으로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들” 을 정리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호스피스 전문의인 오이츠 슈이치가 펴낸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 호주의 브로니 웨어의 ‘죽을 때 후회하는 다섯 가지’, 카렌 와이어트의 ‘일주일이 남았다면’ 등이 대표적이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상에서 살아온 날들을 보듬고 반성하며 가슴에 살촉으로 박힌 회한의 응어리를 쏟아낸 그들의 말을 다 적을 수는 없다. 그런데 공통되는 두 가지를 추릴 수는 있다. 첫 번째는 사랑이었다. 사랑은 삶의 전반에 걸쳐 모든 사유의 원인이자 결과로 귀결되었다. 모든 이들은 일관되게 ‘죽을 만큼 사랑하지 못한 것”을 가장 많이 후회했다. 두 번째는 ’미루지 말 것을‘이었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적당한 때가 오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못 다한 사랑과 용서도 하리라고. 그런데 죽음이 부지불식간에 다가와 문 앞에 서성댔다. 마주한 죽음에 황망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루어두었던 것들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음의 순간에 모두 후회로 남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사랑 없는 가정, 사랑 없는 희생, 사랑 없는 봉사, 사랑 없는 직업. 어떤 것이든 사랑이 없는데 무슨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랴. 어찌 가슴 벅차게 만들고 뿌듯하게 해줄 수 있으랴.
그러므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단 한번이다. 지나간 모든 어제는 오늘에서 기인되었고 모든 내일도 오늘에서 비롯된다. 오늘이 내일을 창조한다. 지금 웃고, 지금 사랑하고, 지금 용서하고, 지금 충실하며 오늘을 향상시키자.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이보다 더한 최선은 없을 테니까.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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