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휘
며칠 전 내 나이가 새삼 떠올랐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되돌아갈 수도 없고
나이를 뛰어넘어 사라질 수도 없다
내게 계란 노른자 같은 시간이 있었나를 생각해 본다
나름대로 소중했던 꿈들이 생각난다
어릴 때는 되고 싶은 것도
하려고 하는 것도 많았던 듯하다
나이 들면서 배운 것은
그 꿈꾸어오던 많은 것들을
하나씩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옳은 것이라는 것을
이 나이가 되니
그림자가 소중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를 보는 가장 정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 숱한 그림자 가운데 내가 잡고 싶은 것은
어린 시절 흙바람 날리던 운동회
세상 젤 맛나 보였던 어묵과 아이스케키로 행복했던
욕심 없던 그림자였다
지금도 그 그림자는 가끔 내게 오곤 한다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은
그 옛날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조차 추억으로 흩어버리고
아쉬움에 불어난 배를 보는 것이다
문학박사, 2003년《문예사조》등단, 2014년《문학세계》평론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한국문협 경북지회 부지회장,
풍류와 멋 <예천> 발행인, 대창중학교 교감, 안동대학교 겸임 교수 역임, 경북도립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한국예총예천지회장 역임,
한국예총예술문화상 수상(2012), 경북문협 작품상 수상(2015), 제34회 경상북도 문학상 수상(2020), 경북교육상 수상(2020),
동인 시집『오랜만에 푸른 도회의 하늘(1989)』, 시집『추억은 그 안에서 그립다(2018)』,
『이미 지나간 것과의 작별법을 익히며(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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