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까지 방역의 끈을 늦추지 않은 덕에 코로나19 감염증이 안정세로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자칫 방역을 소홀히 했다간 하루 아침에 확산될 소지도 있어 마냥 반가워 할 일만은 아니다.
방역당국은 금주 열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대중교통 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부 고위험시설을 제외한 실내마스크 지침 완화가 코로나19 방역상황에 미치는 여파가 적고 유행세도 확실히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재 유행 추이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마다 확진자 증가세가 들쭉날쭉 하고 있어 아직 확실한 안정세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날 대구시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14명이 발생했다. 모두 지역 감염자로 전날(359명)보다 145명(40.4%) 줄었으나 1주일 전(142명)보다는 72명(50.7%) 늘었다. 경북도 해외 입국자 2명을 포함해 20개 시·군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40명이 발생했다. 전날(532명)보다 292명(54.9%) 줄었지만 1주일 전(231명)보다는 9명 늘었다
이처럼 확실한 안정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를 시행하면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할 공산이 없지 않다.
또한 국민들에게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느슨하게 할 우려도 있다. 이로 인해 봄 행락철 수많은 인파가 한 곳에 몰리면서 방역에 구멍이 뚫려 통제불가능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방역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유행은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긴 했지만 향후 신종 감염병이 더 자주 발생하고 보건·사회·경제적 피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록 유행이 안정적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다.
다행인 점은 국민들이 3년 넘게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대중교통이나 헬스클럽 등 사람이 몰리는 장소에서는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계속 쓰는 경향이 생겼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비록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더라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방역에 동참해 유행에는 큰 영항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 년 동안 국민들이 고생한 끝에 국내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잘못된 신호로 방역이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정부는 마스크 해제와 아울러 방역대책과 세부적인 지침은 더욱 촘촘히 세울 필요가 있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방역망은 걷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이번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