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면적 4239㎡ 넓이로 설계된 시립미술관의 수장고는 고작 186㎡(56평)다. 이마저 온도 습도 조절장치 면적을 빼면 수장고 면적은 더 축소되고 개관 후 2-3년이 지나면 수장 공간은 절대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시는 792㎡(240평)로 확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28억 원의 예산이 추가된다. 시 의회서는 이 예산이 너무 크다고 보기 때문에 부정적이다. 비록 해당 위원회 소속 의원 간담회 차원이긴 하지만 다수 의원의 생각이기 때문에 수장고 확장 계획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술관 전체 사업비 107억 원에 비해 수장고 확장에 드는 추가 비용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과, 처음부터 수장고를 가볍게 여겨 졸속 설계를 하는 바람에 이제 와서 다시 변경하려다 보니 훨씬 많은 공사비가 더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회의 지적은 옳다. 하지만 이 지적이 옳다고 해서 수장고 확장을 봉쇄해버린다면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생각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주지하듯 미술관의 기능에는 전시·전람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주요 기능이 바로 미술품 수장(收藏)기능이다. 수장고가 곧 미술관의 대표적 기능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그 설계된 규모의 옹색함을 판단하고 고치려는 것은 비록 `뒷북 깨달음’이라 할지라도 의미가 있다. 예측판단을 잘못하고 그에 따라 안 들여도 될 예산을 더 들게 만든 무능함을 문책하는 것과 무능이 빚은 잘못을 꼬투리 잡아 아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시의회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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