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이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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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 ‘이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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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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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자 수 줄고… 미계약 단지 늘고…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던 청약시장의 열기도 최근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청약 순위내 마감 단지는 여전히 많지만 청약자 수는 감소하고 상반기에 비해 미계약 단지도 늘고 있다.
 지난 8일 부동산114가 집계한 지난달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8.6대 1로 지난 9월(16.1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아파트 일반 공급물량이 지난 9월 2만5449가구에서 10월에는 4만1422가구로 62.8%나 늘었으나, 1순위 청약자 수는 지난 9월 41만222명에서 10월에는 35만5911가구로 되레 13.2% 감소한 때문이다.
 2순위를 포함한 총 청약자 수도 지난 9월 42만4198명에서 10월에는 38만4228명으로 줄었다.
 청약률은 높았지만 계약은 안되는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8월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한 D아파트의 경우 일반분양 577가구 모집에 부산 1위에서만 2만6454명이 몰려 평균 45.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지만 실제 계약은 생각보다 저조해 30%에 가까운 173가구가 미분양 주택으로 등록됐다.
 웃돈이 붙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저층이나 조망권이 좋지 않은 가구의 당첨자들이 계약을 대거 포기한 것이다.
 역시 지난 8월 부산 모라동에서 분양했던 D아파트는 426가구 일반분양에 역시 부산 1순위에서만 1만2000명이 몰리며 28.3대 1로 1순위 마감됐지만 10월 말 기준 110가구가 미분양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방은 6개월이면 1순위가 되고 재당첨 제한도 없어 분양권 전매를 통한 프리미엄을 노린 청약 가수요들이 대거 양산되고 있다”며 “연초에는 비로열층도 제법 계약이 이뤄지곤 했는데 최근엔 웃돈이 하락하면서 비로열층은 당첨자들이 곧바로 계약을 포기해 미분양으로 남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고분양가 아파트로 유명세를 탄 서울 반포 푸르지오 써밋은 평균 2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으나 계약률은 90% 이하이고, 역대 전국 최고 분양가 아파트로 ‘전국구 스타’가 된 해운대 엘시티 더샵도 미계약이 발생하며 초기 완판에는 실패했다.
 한동안 뚜껑만 열면 팔리던 수도권 아파트 시장도 비인기 지역부터 미분양이 생기고 있다.

 H건설이 지난 5월 경기도 광주시 태전지구에 분양한 대단지 아파트는 계약률이 현재 70%대에 그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6658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한 대림산업의 용인 한숲시티 계약률이 수도권 분양시장을 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3개 블록으로 나눠 복수 청약이 가능해 1순위 마감은 됐지만 계약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다시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은 3만2524가구로 8월에 비해 2.6% 증가했다.
 9월 들어 공급 물량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투기성 수요들이 청약은 해놓고 웃돈이 붙지 않을 것 같은 비로열층이나 비인기 단지의 계약 포기가 전보다 많아진 영향도 크다.
 지난 8월 11가구에 불과했던 대구시의 미분양은 9월 들어 108가구로 늘었고, 부산도 지난 8월 1044가구에서 9월에는 1252가구로 증가했다.
 충남은 지난 8월 3636가구에서 9월 5537가구로 한달 새 미분양 물량이 52.3%나 급증했다.
 한 중견 건설사의 임원은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 아파트는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층이 꾸준히 매입을 하고 있지만 최근 2∼3년간 분양물량이 집중됐던 지방에선 미계약이 늘기 시작했다”며 “특히 일부 지방은 아파트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건설사들은 지방 아파트 공급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중견업체인 H건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지방의 토지 매입이나 아파트 공사 수주를 중단한 상태”라며 “지방을 시작으로 공급 과잉에 대한 부작용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돼 사전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에서 분양에 나서는 대우건설은 최근 이 지역에 5000여 가구의 신규 분양이 집중되면서 분양률을 우려하고 있다.
 또다른 중견 건설사의 임원은 “정부의 중도금 등 집단대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로 시중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고 금리도 상승하면서 분양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청약시장의 큰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지 몰라도 지방부터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이 발생하며 시장이 차별화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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