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고속도로 휴게소에
운명을 알려준다는
기계 하나가 천원짜리
아가리를 벌리고
겨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만
용케 알아보고는
번지레한 말과
요란한 음악소리로
기웃기웃 호린다
아서라
정해진 팔자라면,
노동에 일그러지고
굳은살에 골이 뭉개진
어찌하려고
너는 아느냐
가장 깊고 어두운 곳은
주저앉은 자리이고
숙명을 견디며 땀 흘리는 자가
진정 아름다우며
눈물을 딛고 다시 웃는 자가
가장 빛난다는 걸
너는 생각해 보았느냐
이루어진 꿈의 짧은 향연보다
꿈길을 걷고 있을 때가
진정 행복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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