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개월 만에 터진 친인척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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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개월 만에 터진 친인척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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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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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환(칼럼니스트)
 
정권을 뒤흔드는 비리는 단연 최고 권력자, 즉 대통령 친인척 비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씨의 새마을 비리와, 부인 이순자 씨의 새마음심장재단 부정, 심지어 처삼촌인 이규광 씨의 부정 비리는 5공 집권 내내 하늘을 찔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어땠는가. 처가쪽 인척인 박철언 씨의 호가호위는 전경환, 이순자 씨를 합친 것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거기에 동서인 금진호 씨와 처남 김복동 씨의 위세 역시 당당했다.
 친인척 비리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소통령’으로 불린 현철 씨는 아예 국정을 좌지우지했고, 인사권을 주물렀다. 그의 사무실은 인산인해였고 정치계, 관계, 경제계·언론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산’(大山)이었고 그가 `소산’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셋은 `홍삼 트리오’다. 이름이 홍일, 홍업, 홍걸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홍업, 홍걸 두 명은 김 전 대통령 재임 중 자기 손으로 감옥에 잡아넣어야 했다. 그만큼 죄질이 나빴고 봐주고 싶어도 봐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직업도 없이 한량처럼 지내면서 재벌 못지않게 돈을 뿌리려니 부정한 돈이 필요했을 것이다. 홍업 씨는 그런 돈을 아파트 베란다에 쌓아놓고 살았다니 아버지가 노벨평화상을 받는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뛴 사실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막내인 홍걸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최규선과 손잡고 이권에 뛰어 들었다 걸려들었다. 그의 친모인 이희호 여사는 홍걸을 돕는다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까지 초대해 향응을 베풀었다니 모정도 비리를 피해가기 어려운 모양이다. 세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감옥 구경을 면한 홍일 씨는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타고난 병 때문에 검찰이 차마 감옥에 넣을 수 없었기 때문에 투옥을 면한 케이스다. 그는 최근까지 무기거래업자이자 김대중 후견인인 조풍언 씨와의 부정한 돈거래로 수사 받았지만 병원에 누운 채로 처벌을 면제받았다.
 더 기가 막힌 코미디는 김대중-이희호 부부가 둘째아들 홍업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준답시고 전남 신안-무안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시켜 울며불며 당선시킨 일이다. 더러운 돈을 쌓아뒀다가 감옥에 갔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돼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 여사는 휠체어를 타고 지역을 누볐다. 그 덕에 홍업 씨는 당선됐지만 몇 달 뒤 실시된 총선에서는 낙선하고 말았다. 김대중 끗발이 전라도 고향에서조차 끝난 순간이다.
 노무현은 친형 건평 씨의 엽기적인 행동을 빼면 전임자에 비해 요란하지는 않다. 대우건설사장이던 남 모씨가 양주에 현금 다발을 건네줬다가 문제가 되자 노 대통령이 “잘 배우고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이라고 남 모 사장을 공개 비난해 남 사장이 한강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바람에 사건이 엄청나게 커지기는 했다. 물론 사소한 비리 부정이 없진 않았다. 또 임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부터 노무현과 그 정권의 비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권의 엽기적 성격답게 비리도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문제는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지 5개월 만에 대형 친인척 비리가 터져버린 데 있다.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가 한나라당 공천을 미끼로 김종원 서울버스운송조합 이사장으로부터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더구나 김 씨는 대선 때 한나라당 선대본부 교통수석부위원장이었고, 여권 실세 이재오 전 의원과도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윤옥 여사와 김옥희 씨가 별로 친분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개인비리라는 식이다. 그러나 30억원이 어떤 돈인가. 김옥희 씨가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가 아니었다면 건네질 돈이 절대 아니다. 평생 버스업자로 뼈가 굵은 김 씨가 그걸 모르고 30억원이라는 거금을 건넸다고 본다면 그건 바보나 하는 짓이다.
 정권 비리는 언제나 터지는 법이다. 권력에는 파리가 끓고 벌레가 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너무 빠르다. 아무리 김윤옥 여사와 관계가 없다지만 돈이 오고 간 고리는 분명히 `대통령 영부인’이었을 것이다. 정권초의 부정부패를 바로잡지 않으면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짝이 난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친인척을 감시하기 바란다. 능력도 시원치 않은데 비리라니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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