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도로 당시 중국 최고 권력자이던 마오쩌둥의 아들이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놀랐을 것이다. 일찍이 읽은 게 적은 호미곶자도 얼마 전에야 폭격을 맞아 전사했다는 이 사실을 주워들은 적이 있거니와 마오는 “다른 중국군 시신도 가져오지 못하는데 내가 주석이라고 해서 아들 시신만 특별히 챙길 수 없다”며 다른 전사자와 똑같은 절차로 북한에 묻도록 지시했다. 육이오와 관련해서 비록 우리의 원수지만 돋보이는 언사가 아닐 수 없다. 미군 장성의 아들 142명도 육이오 때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그때 밴플리트 미8군 사령관의 아들은 야간폭격 임무수행 중에 전사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은 육군소령으로 참전했다. 영국의 앤드루 왕자는 포클랜드전쟁 때 전투헬기 조종사로 활약했다. 1, 2차 세계대전 때는 영국 고위층 아들 2000여 명이 전사했다는 기록도 있다.
오늘, 새로 제작된 세종대왕님의 큰 동상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안치되어 제막되는 날이다. 우리의 한글을 인도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공식문자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흐뭇한 소식에 북한마저도 그 일을 찬양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563돌 한글날 아침이다. 이 기분 좋은 아침, 이런 이야기를 제쳐두고 원자바오 중국총리가 육이오에 참전했다 전사한 마오쩌둥의 아들 묘지에 참배했다는 뉴스와 함께 영미의 상류층 자제들의 전사를 챙겨 보는 건 다름 아니다. 한 나라의 지도층들이 보여줘야 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입으로 나불거리는 게 아니라는 묵직한 주제 때문이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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