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국화의 계절이다. 삼천리 방방곡곡이 온통 국화로 뒤덮였고 국향에 젖어 있다. 이웃 경남 마산 돝섬에서는 60만 송이가 벌판처럼 펼쳐진 `가고파국화축제’가 열리고 있고 전라도 함평, 충청도 대청국화축제도 동시에 벌어져 발길을 끌고 있다. 또 인천에서는 `억만송이국화축제’ 충남 서산서는 `국화꽃한마당축제’ 전남 영암에서는 `왕인국화축제’ 전북 익산서는 `천만송이국화축제’가 한창이다. `국화의 시인’ 서정주의 고향마을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리에도 `질마재국화밭’에 미당의 그 `노오란 꽃잎’이 지천으로 피었다. 엊그제 서울 남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문학의 집, 서울’에서 문인 화가 등 문화계 인사 100여 명이 미당기념사업회 발기인 모임을 가졌다. 올해 12월 23일 미당 9주기에 미당기념사업회를 출범시키기 위한 모임이었다. 이 자리에서 `미당만큼 한국어를 아름답고 깊이 있게 한 시인은 일찍이 없었다’는 찬사가 나오고, `부족 방언의 마술사’ `시의 정부(政府)라는 비유적 정의도 제시되었다.
한편으론 일제말기의 친일행각, 5공 시절 친정부 행각 같은 오점을 두고 작품까지 인정치 않으려는 사람도 많다. 그의 시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빠지는 세태다. 그에 대한 논란은 어서 끝내기 어려울 듯하다. 지금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화축제들을 보면서 `국화 옆에서’의 시인 미당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의 작품과 그가 범한 인간적 오점은 구별하자는 주장이 상당히 폭 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듯하다. 그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의견일까.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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