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승격 지정 예고…통일신라 말기 양식·기법 대표작
문화재청은 보물 제138호인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를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했다.
지증대사 적조탑비는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문를 개창한 도헌국사, 즉, 지증대사(824∼882)의 탑비로 924년에 세워졌다.
비문은 신라시대 대문장가인 최치원이 지었으며, 쌍계사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제47호) 비문 등과 함께 최치원의 4산비명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글씨는 분황사 승려 혜강이 새겼다.
비석은 크기나 조각수법 등이 통일신라 말기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양식과 기법을 보여준다.
비문에는 신라의 불교사를 3시기로 나눠 약술해 신라 하대의 불교사, 특히 선종사 연구의 중요한 1차 사료가 된다.
최치원은 지증대사의 일생 행적을 6가지 신이한 사실`육이’과 6가지 훌륭한 행적`육시’으로 정리해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기술했는데 이는다른 비문에서는 볼 수 없는 전기 서술의 특징이다.
또 이 비문은 신라 하대의 인명, 지명, 관명, 사찰명, 제도, 풍속 등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신라의 왕토사상 및 사원에 토지를 기증하는 절차를 알려주는 내용이있으며 신라말 선종 산문의 개창이 지방 유력자의 후원에 힘입어 이루어졌음을 알려주고 사원 운영의 주체인 사직의 구체적인 모습이 확인되는 신라 유일비라는 점도 의의가 크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특히 이 비문에는 백제의 소도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이는 소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국내 유일의 기록이다.
문화재청은 또 `인목왕후어필 칠언시’ 등 조선왕실의 어필 11건과 `서거정·기순 필적’ 등 조선 전기의 명필 9건 등 모두 20건의 서예작품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인목왕후 어필은 선조의 계비인 인목왕후(1584~1632)가 쓴 칠언절구시로 이번에보물로 지정 예고된 어필 가운데 가장 시대가 앞선다.
`숙종어필 칠언시’는 숙종(1661~1720)이 인조 때의 명상 이경석의 후손에게 내려준 시이며 어필로는 이 밖에도 효종과 영조, 정조의 글씨가 포함됐다.
`서거정·기순 필적’은 1476년 우리나라에 온 명나라 사신 기순과 사신 일행을 맞이한 서거정(1420~1488)의 글씨가 함께 실려 있다. 이 서첩은 원형 그대로 남겨진 문인 서거정의 대표적인 필적이며 명나라 사신의 글씨도 함께 실려 양국의 교류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문경/윤대열기자 ydy@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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