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앞으로 다가온 추석.
28일 오후, 경북 최대 재래시장 포항 죽도시장을 찾았다.
추석장을 보러 온 주부 박미선(50·포항시 북구 죽도동)씨.
25년째 준비하는 차례상이지만 올해는 여간 고민이 아니다.
다른때도 아니고 명절 제사다. 큰집이다 보니 모이는 친지들만 20명이 넘는다.
어시장을 몇바퀴 돌던 그가 멈춰섰다. 아이 팔뚝만한 참조기 한마리를 집었다.
“3만원요? 며칠새 5000원이나 올랐네~” “생선은 앞으로 갈수록 오릅니다. 쌀 때 장만하이소” 상인과 옥신각신 흥정을 벌이던 박씨.
결국 조기는 차례용으로 두마리만 구입했다. 그 대신 돔(1만5000원), 우럭(1만원), 상어(돔베기·1만5000원) 등 비교적 저렴한 생산을 몇 마리 더 샀다.
`질 대신 양’을 택한 셈. 그래도 생선장만 벌써 10만원을 썼다.
문어(6~20만원), 전복(2~5만원), 대하(3~6만원)에는 눈길도 주지 못한다.
그는 “예년같으면 말린 생선을 구입했는데 올해는 직접 손질할 계획”이라며 “생물값이 훨씬 싸다”고 귀뜸했다.
과일전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과 배 등 제수용 과일가격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대목 밑 서민들에게는 부담이다.
어른 주먹만한 사과와 배가 각각 개당 5000원. 배는 이틀 전보다 2000원이 내렸다.
특상품 감은 개당 1500~2000원선.
“대목장 앞두고 하루하루 변하는게 과일값”이라는 한 상인은 “포도가 특히 싸다”며 박씨를 이끌었다. 그러나 박씨의 지갑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그는 “배 값도 떨어졌는데 과일은 좀 더 두고 볼 것”이라며 “정 비싸면 제사상에 올릴 것만 구입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배테랑 주부 박씨가 쓴 추석 장 총 비용은 18만원.
생선과 육고기만 샀는데도 “추석 차례상 비용 30만원”에서 절반을 초과했다.
“앞으로 과일이며 각종 전, 튀김거리까지 사면 예산 맞추기가 빠듯하겠다”는 박씨.
그는 “올해는 송편도 직접 빚는 등 되도록 쓰임새를 줄이겠다”고 했다. /이지혜기자 h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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