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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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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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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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승의 `딸깍발이’는 압권이다. 가난하지만 꼬장꼬장한 남산골 선비들의 자존심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맛을 준다. 이 씨는 `딸깍발이 정신’이란 글도 남겼다. 그 한 대목이다. “ 대체 사람이 욕심을 가져야 할지 버려야 할지 용이한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다. 경제학자의 말을 들으면,인류문화의 발달은 무엇을 가지려고 하는 욕망으로  인하여 이뤄졌다 하니, 그 욕망이라 하는 것이 욕심과 몇 촌 사이나 되는지는 몰라도 가까운 혈족 관계인 것만은 틀림없는 듯 싶다. 그리고 보면 사람은 이 욕심이 아주 없어도 살 수 없는 노릇이니….”
 사람의 욕심 가운데 큰 몫을 차지하는 게 돈이다. 황금욕과 권력욕은 부모자식 사이에서도 살상극을 벌일만큼 끝이 없다. 예전엔 왕권을 놓고 다퉜다. 요즘도 재산을 가로채려고  노쇠한 부모에게 칼을 휘두르는 패륜아가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게 그 증거랄 수 있겠다.
 포항의 개인택시 기사 이정동 씨가 물욕을 가볍게 물리치고 선행을 해 화제다. 포항공항 내 도로변에서 현금 9천만원이 든 가방을 발견해 경찰에 맡겼다.  경찰은 4시간 걸려 주인을 찾아 돌려줬다고 한다. 화제의 주인공  이 씨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씨는 1993년에도 130만원이 든 돈지갑을 주워 돌려준 일이 있다. 자랑스러운 아버지임엔 틀림없는 분이다.
 포항시가 공무원 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해 바짝 죄는 모양이다. 공무원이 불친절했는지까지 가려내겠다니 벼르고 시작하는 것 같다.  의지와는 관계없이 포항지역은  최근만 해도  공무원 범죄가 잇따랐다. 폐기물 불법매립 묵인, 동거녀 딸 성추행…. 포항시 뿐인가 . 일일이 들출 것도 없다. 도내 곳곳 공직자들의 나사가 풀렸다. 포항시 공무원인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택시기사의  한마디가 귓가에서 맴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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