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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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차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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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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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다’- `없다’는  정반대 뜻이다. 또한 `돈’이 잣대가 되어 편이 갈라진 낱말이기도 하다. 염상섭의 `만세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조선 사람이란 무엇에 써먹을 인종인지 모르겠다. 아침에도 한잔,저녁에도 한잔,있는 놈은 있어 한잔,없는 놈은 없어 한잔이다.그들이 이렇게 악착한 현실앞에서 눈을 감는다는 것은 그들에게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노력이요,그리하자면 한잔밖에는 다른 방도와 수단이 없다. 그들은 사는 것이 아니라 목표도 없이 질질 끌려가는 것이다. 무덤으로 끌려간다고나 할까?”
 `분수(分數)’에는 제 신분에 맞는 분한(分限)이란 뜻도 있다. 신분에 걸맞게 누릴 수 있는 여러가지 한계를 말함일 것이다. 때문에 덤벙거리다가 한계를 넘어서면 당장 눈총이 쏟아진다.  이광수의 `사랑’에도 분수에 맞는 사랑이야기도 나온다. “방이 좁거든 좁은 방에 합할 만하게 세간을 놓는 거야. 그게 분이란 거여든. 제분에 넘는 것을 바라는 것이 탐욕이란 말일세.”
 지족불욕(知足不辱)이라고 한다. 분수를 지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욕됨이 없다는 뜻이다. `안분지족(安分知足)’과 뜻이 통하는 말이다. 가령 모팡상의 `목걸이’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욕심을 내지 않았더라면 가짜 목걸이에  매어 일생 고생하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2010년 전국 기초단체장 관용차량 현황’이 흥미를 끈다.이에 따르면  대구·경북 기초단체장 31명 가운데 8명에게는 배기량 3000㏄이상 관용차량이 제공됐다. 이들 8명 가운데 2명이 제공받은 관용차량은 3500㏄이상 이다. 봉화군수와 울진군수가 그 장본인이다. 두 지자체가  거론되는 것은 허약하기 이를 데 없는 재정자립도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봉화는 9.3%이고, 울진은 16.4%라고 한다. `없이’ 지내는 군재정 형편에 비춰볼 때 군수가 분수에 넘치는 관용차를 굴린다고 눈총받을 여지도 있다는 얘기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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