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가운데서도 강력범들과 맞서는 형사는 경찰을 지망하는 청소년들이 동경하는 대상이기도 하다.흉기를 들고 대드는 강력범을 가볍게 제압하는 무술실력은 어른이 봐도 시원스러워서 좋다. 범죄 수사를 다룬 수사물이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함께 현란한 무술대결을 곁들이면 흥행 성적이 좋아지는 것도 이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에도 명암은 어김없이 엇갈린다. 이른바 `투 캅스’류의 영화가 그 전형이다.
대구에서 실존하는 투캅스의 덜미를 검찰이 잡았다. 빚과 관련된 고소장에 폭행을 끼워넣어 강력사건으로 꾸미고는 구속시켜주는 조건으로 돈을 뜯어낸 사건이다. 맞춤수사를 날조한 범인은 바로 강력팀장이었다.그는 수사비 명목으로 1천만원을 요구했다가 85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경찰이 청부수사를 자청했다니 별 희귀한 사건도 다 있구나 싶기도 하다. 공소시효가 5년인데 만료를 한 달 남겨두고 들통났다고 한다.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지키겠다고 자원하고 나서면 믿고 맡길 사람이 있을 것인가. 대구 경찰은 참으로 희한한 일들을 자주 저지르는 것 같다. 쇠고랑을 채워야 할 사람이 스스로 쇠고랑을 차는 모습은 보기에도 딱하지 않은가.
옛 중국의 관자(管子)가 이런 말을 했다. “ 광 속이 풍성하면 감옥이 소용없다.” 이번에 일을 저지른 강력팀장은 무엇때문에 그랬을까? `올챙이기자’ 시절 드나들던 경찰서에 써붙였던 구호가 생각난다. “돌을 씹더라도 깨끗하게 살자.” 그 구호가 아직도 유효한가 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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