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심지어 일부 상위 중산층에 대해서는 추가로 감세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나처럼 상위층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자들은 `우리에게 더 많은 돈을 달라, 그러면 나가서 더 많이 쓰겠고 결국은 그것이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 흘러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지난 10년간 효과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 논리를 정면 비판하는듯하다.
`부자 감세’를 반대한 미국 45인의 부자들의 재산은 100만 달러 이상이다. 100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10억 원을 약간 넘는다. 대한민국에서 그 정도면 부자도 아니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면 10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 그런데 미국 부자 45인은 자신들을 `고소득자’로 자임하며 부자 감세 연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런 부자들과 함께하는 미국인들이 정말 부럽다.
버핏은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다. 그는 이미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약 36조 원)를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그의 친구이자 세계 1위 부자인 빌 게이츠 역시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이 이끄는 자선재단에 내놓기로 했다. 빌 게이츠는 자선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기 위해 2년 후 아예 은퇴할 예정이다. 돈 한 푼 앞에서 벌벌 떠는 이 나라 `졸부’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용기다.
버핏의 부자 감세 반대는 이명박 정부에게 교훈이 돼야 한다.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줘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어나가겠다며 시작한 지 3년이 됐지만,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소득세와 법인세, 종부세는 줄고 늘어난 것은 유일하게 부가세다. 서민 허리띠만 졸라맨 것이다.
부자 감세로 20% 부자는 10%의 감세가 이뤄진 반면, 서민 20%는 오히려 세금이 14%나 늘어났다. 부자 감세로 한해 20조 원의 세금이 줄어들었다. 지난 3년간 부자 감세는 결과적으로 서민들에게 복지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결론이다. 부자 감세로 세금부담을 던 재벌급 대기업은 SSM(기업형 수퍼)같은 상행위로 뒷골목 상권을 붕괴시키는 추잡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버핏 같은 부자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서민들 등을 치는 부자들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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