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경북도내 `구제역 매몰지’ 현장조사 결과 발표를 보자. 도내 18개 시·군의 매몰지 1064곳 가운데 27.5%인 293곳에 침출수가 고였고, 악취는 79%인 841곳에서 경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밖에도 몇가지 사항도 곁들였지만 크게 탓할 게 없다는 판단임이 느껴진다. 5급이상 간부 114명이 이틀 동안 전수 조사한 결론이 이렇다. 만일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이 조사를 했다면 이렇게 안일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 지 의문이다. 영주시 안정면의 통째로 파헤친 `돼지무덤’이 좋은 사례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날짜는 11월29일로 돼있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빠르지만 이를 용인한다 해도 석달 가까운 시간이 훌렀다. 그동안에 도랑으로 흘러들고 땅 속으로 스며든 침출수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것인가. 경북도는 단순한 숫자놀음만 할 게 아니다. 만일 보고서에 단 한줄이라도 문제점이 적시된 게 있다면 공개하길 바란다. 그 정도 문제의식이라도 있다면 위안이 될 것 같다. 구제역 2차오염 재앙이 공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판국이다. 그런데도 천하태평인 소리만 늘어놓고 있는 그 감각이 아무래도 이상해 보인다.
경북도청과 도의회 청사 신축 입찰 문제도 뒷말이 무성하다. 경북도로서는 어느 공사보다도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어야 할 입찰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니 온갖 의혹과 문제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명색이 300만 도민의 염원을 담은 신축공사다. 공사 발주 규모가 2700억원이 넘는다. 이런 공사를 발주하면서 곳곳에 뚫린 구멍이 너무 커보인다. 평가 과정을 보면 `나홀로 경주’를 보는 것만 같다. 혼자 뛰면 1등은 떼놓은 당상이 아닌가. 한달 전에 심의위원 명단을 공개했고, 혼자서 심의한 항목이 5개나 된다. 게다가 점수를 몰아준 항목은 핵심이었다. 어디를 봐도 납득할 수 있는 구석은 없다.
구제역 매몰지 전수조사도 도청사 신축공사 입찰도 조사와 심의의 잣대가 잘못돼 있다. 반발과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밝힐 것은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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