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9·11테러 직후 행적 `종횡무진’
美, 파키스탄 정보부 테러세력으로 구분
9·11 테러를 총지휘한 오사마 빈 라덴이 9·11 이후 3개월 간 미국 정보망을 따돌린 채 아프가니스탄 이곳저곳을 다니며 추종자들에게 지령을 하달한 정황이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폭로전문 인터넷사이트 위키리크스로부터 입수해 보도한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한 미군 비밀문서에는 빈 라덴의 9·11 테러 이후 행적과 무고한 농부들을 오인해 구금한 일, 반대로 중대한 테러리스트를 `무혐의’로 판단해 석방한 일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었다.
◇9·11테러 이후 빈 라덴 행적= 빈 라덴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 첫 날인 2001년 10월7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 최고 사령관인 물라 만수르를 만난 것으로돼 있다.
빈 라덴은 또 같은달 이집트 출신 부관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와 함께 지금까지도 탈레반을 이끌고 있는 잘랄루딘 하카니를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카불에서 말레이시아 출신인 야지드 주바이르와 바시르 랍을 만나 역사와 종교에 대해 강의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이어 2001년 11월 빈 라덴은 자와히리와 경호원 등을 대동한 채 아프간 잘랄라바드 남서쪽 산악지대인 토라보라의 동굴지역으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중순 토라보라를 떠나기 전까지 수시로 아프간 수도 카불과 그 주위에 마련된 임시사령부에서 추종자들의 방문을 받고 공격 지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 수뇌부, TV로 9·11 장면 지켜봐 = 9·11 테러의 주체인 알-카에다 지도급 인사들이 테러 당일인 2001년 9월11일 파키스탄 카라치에 대거 체류 중이었던 사실도 관타나모 파일을 통해 새롭게 공개됐다.
당시 9·11테러의 기획자로 알려진 칼리드 세이크 모하메드는 알-카에다 핵심 조직원들과 함께 카라치의 한 안가에서 TV를 통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 국방부 청사 등이 화염에 휩싸여 있는 장면을 지켜봤다.
◇美, 파키스탄 정보부도 테러조직 간주= 관타나모의 미군 당국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파키스탄 정보부(ISI)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한 사실도 이번에 공개됐다.
2007년 작성된 관타나모 파일에 따르면 관타나모의 미측 조사관들은 가이드 라인으로 만들어 놓은 60여개 국제 반군네트워크 명단에 ISI를 포함시켰다.
◇마구잡이 구금…엉뚱한 석방= 뉴욕타임스(NYT)는 이번에 공개된 관타나모 문서들이 아프간 반군활동과 무관한 농부의 신원을 오인, 재판없이 2년 간 관타나모에 구금한 일과 중대한 테러리스트를 `무혐의’로 판단해 석방한 일 등 미군 당국이 저지른 실수들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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