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4·27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28일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겁고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의 불만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국민의 뜻은 늘 정확했다”며 “정부 여당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글쎄다. 과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 거듭 날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 출범후 일곱 번의 각종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지기반인 강원도와 경남을 내줬고, 인천에서도 실패했다. 충청권은 전멸했다. 교육감선거에서는 서울과 경기, 강원에서 전교조 출신들이 당선됐다. 그런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선거결과를 무섭게 받아들여 거듭났는가? 절대 아니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참패를 극복한답시고 선택한 체제가 `안상수 대표’다. 안 대표는 온갖 핑계로 열 번 이상 징병을 회피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하자 `고령’으로 병역이 면제된 `미필자’다. 그는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하자 연평도 현장을 찾아 불에 탄 보온병을 “북한 포탄껍데기”라고 흔들어 망신을 당했다. 4·27 재보선에서 후보들이 안 대표에게 “지역에 내려오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한 이유는 그를 감표요인으로 봤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친이’라는 이유로 그를 대표로 밀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 김황식 감사원장을 국무총리에 임명했다. 그 역시 안 대표처럼 병역미필자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안보국방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친형이 운영하는 병원의 진단서로, `부동시’라는 희귀증상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김황식 감사원장을 총리에 임명한 것이다. 이게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인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등 지도부가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총사퇴했다. 4·27 재보선 참패에 대한 스스로의 인책이다. `비상대책위’를 꾸려 운영키로 했다. 국민들은 4·27 재보선에 앞서 작년 지방선거와 각종 재보선을 통해 사실상 한나라당을 `응징’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최악의 참패를 자초했다. `비상대책위’를 꾸린다고 살아날 수 있을까?
　청와대가 개각을 준비한다고 한다. 그러나 각료 몇 명을 바꾼다고 성난 민심이 돌아올까? 한나라당이 지도부를 그 얼굴에서 그 얼굴로 바꾼다고 국민들이 표를 줄까? 아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등돌린 민심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성난 민심은 내년 국회의원총선과 대통령선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구제역으로 400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게 만든 무능한 정부, 함바비리로 썩어들어간 권력실세들, 전월세 폭등으로 서민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한 오만한 경제각료들, 저축은행의 타락을 부추기며 더러운 돈으로 함께 즐긴 금융당국, 안보가 중요한 시기에 국방개혁한다면서 마찰을 빚는 비서관들, 병역을 회피하고 위장전입, 부동산투기로 추한 재산을 모은 관료들을 솎아 내지 않는 한 국민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친북세력들에게 정권을 내줘 대한민국이 멸망하도록 만들지 않으려면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야 한다. 입으로만 “국민 뜻이 무섭다”고 외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