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만큼 맹꽁이의 집단 서식지가 눈에 띄면 이야깃거리가 된다. 지난달 중순께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 3만㎡ 자연습지에서 맹꽁이떼를 발견한 게 그 일례다. 서울의 5개 한강 생태공원 맹꽁이는 보호 노력에 힘입어 연말께면 4,000마리 쯤으로 늘어나리라고 한다. 때마침 포항 송도동 소나무숲속 습지에 맹꽁이 수백 마리가 살고 있음이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가 철강도시에 떼 지어 살고 있다니 반갑다. 포항의 생태환경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징표여서다.
196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가수 박재란이 부른 `맹꽁이 타령’을 흥얼거려본 세대다. “열무김치 담글 때는 님 생각이 절로나서 ….” 예전부터 구전돼오는 맹꽁이타령 또한 여러가지다. 당연히 익살과 해학과 풍자가 가득하다.“훈련원 놀던 맹꽁이 셋째 남편을 얻었더니 육칠월 장마에 배춧잎에 쌓여 밟혀 죽어서 경무청으로 잿돈(일종의 보상금) 타러 간다. 광천교에서 놀던 맹꽁이는 통행금지 위반으로 순라군에게 잡혀 가면서 앙탈을 부린다. 경모궁 안 연못에 살던 맹꽁이는 너무 소란스러워 강감찰이 들고 시집간지 2년만에 시앗을 보고 비관한다. 고추나무로 목매러 가는 맹꽁이는 홀아비 맹꽁이의 꼬임을 당한다.”
훈련원 맹꽁이는 남편이 감옥소 가지만 경복궁 맹꽁이는 지난 임진년의 한을 품어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한다는 타령도 있다. 포항 맹꽁이들은 무슨 타령을 남기게 될까? 관심사가 하나 더 늘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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