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맹꽁이
  • 경북도민일보
포항 맹꽁이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맹꽁이는 생김새가 개구리 4촌쯤은 되지만 그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지름이 1㎜밖에 안되는 알은 30시간 안에 부화된다. 올챙이에서 성체가 되는 시간도 20일 안쪽이다. 속성이기는 하지만  성체가 되는 알은 3~5%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연중 땅 속에 살다가 밤중에만 땅위로 나와 먹이를 잡는다. 맹꽁이는 구경하기도 어렵거니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도 며칠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만큼 맹꽁이의 집단 서식지가 눈에 띄면 이야깃거리가 된다. 지난달 중순께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 3만㎡ 자연습지에서 맹꽁이떼를 발견한 게 그 일례다. 서울의 5개 한강 생태공원  맹꽁이는 보호 노력에 힘입어 연말께면 4,000마리 쯤으로 늘어나리라고 한다. 때마침 포항 송도동 소나무숲속 습지에 맹꽁이 수백 마리가 살고 있음이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가 철강도시에 떼 지어 살고 있다니 반갑다. 포항의 생태환경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징표여서다.
 196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가수 박재란이 부른 `맹꽁이 타령’을 흥얼거려본 세대다. “열무김치 담글 때는 님 생각이 절로나서 ….” 예전부터 구전돼오는 맹꽁이타령 또한 여러가지다.  당연히 익살과 해학과 풍자가  가득하다.“훈련원 놀던 맹꽁이 셋째 남편을 얻었더니 육칠월 장마에 배춧잎에 쌓여 밟혀 죽어서 경무청으로 잿돈(일종의 보상금) 타러 간다. 광천교에서 놀던 맹꽁이는 통행금지 위반으로 순라군에게 잡혀 가면서 앙탈을 부린다. 경모궁 안 연못에 살던 맹꽁이는 너무 소란스러워 강감찰이 들고 시집간지 2년만에 시앗을 보고 비관한다. 고추나무로 목매러 가는 맹꽁이는 홀아비 맹꽁이의 꼬임을 당한다.”
 훈련원 맹꽁이는 남편이 감옥소 가지만 경복궁 맹꽁이는 지난 임진년의 한을 품어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한다는 타령도 있다. 포항 맹꽁이들은 무슨 타령을 남기게 될까? 관심사가 하나 더 늘었다.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