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표 이석연과 좌파수장 박원순의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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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표 이석연과 좌파수장 박원순의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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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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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사무총장과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의 이념대결
(newdaily.com)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시민후보’가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사표를 냈다. 전북 정읍 출신의 이 전 처장은 보수-우파 시민단체 대표로, 경남 창녕 출신 박 전 상임이사는 좌파 진영 선봉장으로 나섰다.
 두 사람 모두 어렸을 때부터 `수재(秀才)’ 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변호사라는 직업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표면적인 것 외에도 각자 정치권의 눈에 들기 이전까지 시민운동을 맨 앞에서 이끈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연구관을 하다 199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몸을 담았고, 박 변호사는 1995년 참여연대에 동참했다. 이후 이 변호사는 1999년 경실련 사무총장을, 박 변호사는 1996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각각 맡았다. 두 사람이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양대 축을 맡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사회 변화를 꿈꾸는 시민운동가라는 점에서 분명 닮았다. 하지만 시민운동가라는 같은 길을 걷던 두 후보의 지향점은 전혀 달랐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박 변호사는 인권변호사로 거듭났다. “악법은 무리를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것의 그의 주된 사고방식이었다. “북한을 국가로 규정하지 않는 헌법은 잘못됐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은 고쳐져야 한다”는 그의 주장도 여기에 따른 것이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1학년 때 반정부데모를 하다가 제적된 이력을 봐도 이를 짐작케 한다.
 반면 어려운 가정형편에 검정고시를 거쳐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 변호사는 “악법은 반드시 고쳐야지만 개정 전에는 준수하며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소크라테스의 정의론과 흡사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세종시 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소송을 주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덕분에 이 변호사는 이를 계기로 보수 노선으로 접어들게 됐다.
 두 사람의 다른 노선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시 박 변호사는 “악법을 지키라는 건 공안논리”라며 낙천·낙선 운동을 감행했고, 이 변호사는 “낙선 운동을 금지하는 선거법이 잘못되긴 했지만 법은 지켜야 한다”며 이를 막았다. 두 사람의 판이한 시각은 이 변호사가 출간한 `헌법 등대지기’와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는 박 변호사의 책 제목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시민진영의 정치 개입에 대해 이 변호사는 “직접 정치에 참여해 개혁하겠다는 것은 시민운동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비판적이었지만, 박 변호사는 “시민 영향력 증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수단이 강구돼야 한다”고 옹호했다. 이후 점차 두 사람의 영향력이 커져가면서 이들의 이념의 거리는 더욱 벌어졌다.
 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자신이 주도했던 각종 사업에 대한 국고지원과 대기업 후원이 끊기자 “정부가 나를 탄압한다”며 반정부 노선을 더욱 공고하게 굳혀갔다. 국정원이 개입해 자기가 운영하는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기업의 후원금이 끊기거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이 변호사는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시변) 공동대표와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데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는 법제처장까지 지내며 `원칙론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시변’은 좌파변호사들의 단체인 `민변’이 민변 소속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법조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식있는 법조인들로 구성된 변호사단체다.
 박 변호사의 좌파 행보는 너무도 뚜렷하다. 그는 지난 5월 31일 제주도 `강정마을의 오늘과 내일’ 대담에 참석,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는 “천안함 사태를 국민이 믿지 않는 이유는 정부여당에 유리한 시기에 발표했다는 `강력하고 합리적인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고,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볼 수 있느냐?”는 발언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선 그는 “공산주의 이념을 받아들이고 보장해야 민주주의다”라는 주장도 서슴치 않았다. 북한 인권문제에는 “북한 정보가 제한되어 있고 북한이 폐쇄적인 국가라 실태를 알 수 없다”고 얼버무렸다. 그런 그가 `희망’을 얘기하고 `인권`을 앞세운다. 보수의 가치와 좌파의 진면목에 대한 가차없는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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