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한창인 농촌들녘에 도둑들이 활개치고 있다. 도둑 수법도 갖가지다. 가을걷이를 앞둔 농작물을 논밭에서 싹쓸어가는 들걷이, 곳간털이에 가축도둑까지 제세상 만난듯 날뛰고 있다. 최근 6년간 줄잡아 한해에 2459건, 한달에 213건이라는 게 경찰청 통계다. 신고 안 된것까지 따지면 그 숫자가 얼마나 커질지는 알 수 없을 지경이다. 빈틈만 노리는 게 마치 여과성 병원체 같다. 농축산물 도둑도 이제는 간이 배밖으로 튀어 나왔달만큼 배짱 커진 부류도 있다. 대낮에 콤바인으로 논을 털거나,밭작물을 차떼기로 실어가버린다. 작물 종류는 가리지도 않는다. 뭐가 됐든 차량에 던져 싣고 떠나면 그만이다. 2004년 1589건이던 것이 지난해엔 2985건으로 늘었다. 경북은 경기도 다음으로 피해가 많다. 경찰의 검거율 실적은 13%다. 바이러스가 생체조직을 좋아하듯 이들 `인간바이러스’들에겐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들녘이 놀이터다.
농협이 외국산 농산물을 들여와 돈벌이를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마치 가을걷이철이 되면 농축산물 도둑들이 날뛰는 것만큼이나 구문이다. 지난 5년간 3000억원 어치 가깝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이 수입농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려나가는 현실이다. 같은 기간에 141건이 들통났다. 농협이 농민들에게 병을 주는 바이러스 노릇을 하고 있다.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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