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바이러스’
  • 경북도민일보
`인간 바이러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러스는 초벌구이한 도자기의 미세한 구멍을 거침없이 넘나든다.`여과성 병원체’란 이름이 이래서 붙었다.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바이러스 크기는 300밀리미크론 ~ 10밀리미크론이다. 1밀리미크론은 100만분의 1밀리이니 그 미세한 정도를 알만하다. 덩치는 작지만 독소는 맵다. 피부에 침범하면 홍역, 풍진, 천연두, 수두를 일으킨다.  신경조직에 침범하면  광견병, 뇌염, 소아마비의 원인이 된다. 내장에 들어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성 간염, 황열 따위를 일으킨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농촌들녘에 도둑들이 활개치고 있다. 도둑 수법도 갖가지다. 가을걷이를 앞둔 농작물을 논밭에서 싹쓸어가는 들걷이, 곳간털이에 가축도둑까지 제세상 만난듯 날뛰고 있다. 최근  6년간 줄잡아 한해에 2459건, 한달에 213건이라는 게 경찰청 통계다. 신고 안 된것까지 따지면 그 숫자가  얼마나 커질지는 알 수 없을 지경이다. 빈틈만 노리는 게 마치 여과성 병원체 같다. 농축산물 도둑도 이제는 간이 배밖으로 튀어 나왔달만큼 배짱 커진 부류도 있다. 대낮에 콤바인으로 논을 털거나,밭작물을 차떼기로 실어가버린다. 작물 종류는 가리지도 않는다. 뭐가 됐든 차량에 던져 싣고 떠나면 그만이다. 2004년 1589건이던 것이 지난해엔 2985건으로 늘었다. 경북은 경기도 다음으로 피해가 많다.  경찰의 검거율 실적은 13%다. 바이러스가 생체조직을 좋아하듯 이들 `인간바이러스’들에겐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들녘이 놀이터다.
 농협이 외국산 농산물을 들여와  돈벌이를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마치 가을걷이철이 되면 농축산물 도둑들이 날뛰는 것만큼이나 구문이다. 지난 5년간 3000억원 어치 가깝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이 수입농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려나가는 현실이다. 같은 기간에 141건이 들통났다. 농협이 농민들에게 병을 주는 바이러스 노릇을 하고 있다.   
 김용언 / 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