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500억원’으로 대권도전 기정사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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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1500억원’으로 대권도전 기정사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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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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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으로 대권 사려는가”라는 비난 받지 않아야
(dailian.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돌연 “사재 1500억여 원 사회환원”을 선언했다. 그는 14일 안철수연구소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안 연구소 지분의 반 정도를 사회를 위해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날 기자들이 학교로 몰려오자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을 실천에 옮긴 것”뿐이라고 자신의 `선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노련한 정치적 센스가 엿보인다. 그가 재산 사회환원을 밝힌 14일은 서울시장선거가 끝난지 20일 정도 흐른 시점이다. 스포트라이트가 `안철수’에서 `박원순’으로 이동한지 오래다. `안철수’라는 이름이 떠다녔을 뿐 그의 실체는 장막 뒤로 사라진 시점이기도 하다. 그 순간 `1500억 원’을 들고 나왔다. 단숨에 국민적 인물, 전국적 인사로 부각됐다.
 안 교수가 재산 환원 뜻을 밝힌 다음날인 15일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1만 2200원, 14.99%) 상승한 9만 36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안 교수의 안철수연구소 지분은 37.1%, 372만주. 주가 상승에 따라 안 교수 주식 가치는 약 3028억 원에서 3482억 원으로 상승했다. 이메일 한통으로 하루 만에 454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주가 상승은 비상식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추세로 가격이 오른다면 안 교수가 지분 절반을 내놓더라도 실제 재산은 큰 변동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안 교수 지분은 함부로 매각할 수 없는 상징적인 것이었지만, 사회 기부 이후 남은 지분을 매각할 명분을 갖게 됐다”고 했다. 수천억원에 이르지만 `그림의 떡’이었던 주식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남은 절반을 현금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안 원장은 지분 절반을 내놨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신당은 실체가 없다’는 회의감이 도는 분위기였다. 안 교수는 정계 진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재산 환원 발표에 따라 안 교수의 정치권 진출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가 언제 대권 출마 선언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권 중진 의원은 “안 교수는 20여일에 한번씩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는 대중의 인식에서 잊히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실제로 안 원장은 9월 2일 시장 출마 검토설로 언론에 처음 노출된 이후 9월6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것으로 정치권과의 거리를 두려 했다. 하지만 약 한 달이 지난 10일10일 안 원장은 당시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로 언론에 등장했고 같은 달 24일 박 후보 선거캠프를 찾아 편지 한 통을 전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안 교수의 재산환원의 목적이 어디있건 그 행위가 갖는 도덕적 우월성 때문에 누구도 비난하지 못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좋은 일”이라고 했고, 민주당도 속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안 원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20~30일 마다 한번씩 언론에 노출되는 그의 행보가 `전략’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안철수의 대권도전을 삐딱하게 봐왔던 정치권이 그를 끌어 내리는 발언을 조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그러나 안 교수의 `1500억 원’은 안 교수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안 교수는 그야말로 `순수한 의도’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1500억 원’ 이후 정치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당장 “1500억 원으로 대권을 사겠다는 의도”라는 비난이 빗발칠 것이다.
 당장 온 나라를 소란속으로 밀어넣은 한미 FTA 같은 문제에는 입을 다물고, 재산환원으로 국가가 처한 현실을 피해가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재산 환원은 훌륭한 일이지만 국민들로부터 주목받는 안철수의 실체를 드러내야지 1500억 원 기부라는 상징적 행위로 안철수를 `포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안 교수가 1500억 원의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사회환원 선언과 동시에 대선불출마와 정치활동포기를 선언했어야 했다”는 원로 언론인 조갑제씨의 충고가 귀에 들어온다. 안 교수의 대권도전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렇다면 더 이상 변죽을 울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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