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의회가 최근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회에서 삭감한 황금은어양식 관련 예산은 3억5천만 원이다. 예산이 전액 삭감됨에 따라 양식장에서 기르던 치어 150여만 마리는 강구항 앞바다에 방류되고 말았다. 방류된 치어는 몸길이가 1~2㎝에 지나지 않는다. 원래 방류계획은 내년 3월께였다. 그때에야 몸길이가 5~10㎝로 자라기 때문이다. 말하고 듣기 좋게 방류라고 할뿐이지 이는 내다버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덜 자란 치어는 다른 물고기의 먹이가 되든지 목숨을 이어나가지 못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
비늘도 안 생긴 치어를 내다버리기로 결정한 영덕군 관계자는 “치어를 기를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간단체 관계자는 치어가 다 자란 여름철에 받을 값을 생각하면 수십억원을 바다에 버린 셈”이라고 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사태의 원인을 만든 영덕군의회는 양식장 배출수의 오십천 오염, 양식장 위탁운영을 맡은 영덕황금은어영인법인조합의 투명성 문제를 들어 예산을 삭감했다고 한다. 군의회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겠지만 앞으로 불거질 문제는 어찌할 셈인지 궁금해진다.
영덕군의회가 문제삼은 오십천 수질 오염이나 법인조합의 운영 투명성 문제는 바로잡을 방법 또한 따로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방식으로 택일하려들면 이 세상 일 가운데 남아 있을 것은 거의 없을 것 아닌가.
눈앞에 벌어진 모양새만 본다면 영덕황금은어양식장은 이제 쓸모가 없게 돼버렸다. 덜 자란 치어까지 내다버릴 정도면 앞으로 치어양식을 다시 한다거나 계속할 이유가 없어서다. 지난 2008년 국·도비 32억 5천만 원을 들여 지은 양식장의 운영은 혈세낭비로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치어양식이 중단된 양식장 시설과 건물은 이제 무엇에 쓸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 양식장 건설비와 지금까지 들어간 운영비, 내다버린 치어가 가져온 손실 규모를 모두 따진다면 영덕군은 줄잡아 100억 원 정도는 눈뜬 채 잃어버린 결과는 아닌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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