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린내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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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린내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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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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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시인 김삿갓이 떠돌이 노릇을 하면서 받은 푸대접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때마다 그는 시 한수 지어 포한을 풀고 껄껄거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느 시골 서당에서 훈장에게 박대를 당하고 남겼다는 시도 그 하나다. 이 한문시를 발음 그대로 옮기면 영락없는 욕지거리가 된다. 원문을 옮겨 적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온 나라의 학교 관계자들이 마치 벌레를 씹은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 폭력에, 돈 챙기기가 성행하고 있다. 학교 폭력이 이제는 초등학교에까지 흘러들어가있다. 때문에 교사들이 꺼리는 상급반 담임에게는 승진에 특별한 배려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대구·경북의 고등학교 3곳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성적을 조작했다가 들통나고 말았다. 온통 지뢰밭이다. 밟으면 터진다. 어쩌다 이 꼴이  되고 말았는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대학은 대학대로 난리다. 전국 22개 사립대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학사비리를 저질렀다가 감사원 감사에 걸려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북지역은 6개 대학이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고3 교사에게 돈 공세 퍼붓기, 백지원서 받아오기, 직장인에게 부당한 학위주기….그야말로 `비위 열전’이다.
 온 나라를 통틀어 골골샅샅에 대학이 들어서지 않은 곳이 드물다고 할만하다. `전국민의 대학생화’ 운동이라도 벌어진 것만 같다. 그렇다고 실력이 늘어났나? 백지원서 받아다가 비싼 등록금 받고 학위증을 마구 찍어 돌리니 대접을 제대로 받는 대학이 드물 지경이다. 요즘 경북지역 초등학교에서부터 상급학교에 이르기까지 비위사실이 줄줄이 밝혀지고 있다. 마치 구린내 풍기기 경연대회라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 가운데서도 덩어리가 큰 대학의 악취는 코를 싸쥐어도 부족하다. 험구가  김삿갓이 아직도 살아있다면 무슨 소리를 내뱉을지 궁굼해지기까지 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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