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가치로 삼는 보수-`지식’을 앞세우는 진보
  • 경북도민일보
`지혜’를 가치로 삼는 보수-`지식’을 앞세우는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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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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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개혁하는 것은 두뇌와 지식 아닌 지혜와 경륜
(frontier.com)
 
 
 소위 `진보주의’는 `지식’을 중시한다. 경험도 해보지 않은 것을 말하기를 좋아한다. 진보주의자들은 「빛나는 두뇌와 냉철한 이성으로 일일이 경험을 안 해 보고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행착오와 경험적 오류를 많이 범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진보주의자들이 경험적 오류를 펼치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 이념, 이상, 꿈, 상상이다.
 진보주의자들의 글에는 상상력과 높은 이상, 화려한 이념이 피력돼 있다.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지식이 중요하다. 보수주의자들에게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혜다. 열심히 노력하면 20세가 40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질 수 있지만 20세가 21세보다 지혜로울 순 없다.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혜를 「경륜」이라고 한다. 보수주의자는 경륜을 중시한다. 현실을 개혁하는 데 중요한 것은 경험과 경륜이지 지식이 아니다.
 진보주의자들은 역사, 과거, 전통을 부정한다. `역사는 잘못된 것의 되풀이이기 때문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있다 해도 「역사 바로 세우기」를 추구한다. 과격하게 뿌리째 바꾸는 것이 진보주의자들의 특징이다. 개혁에서 「改」는 바꾸는 것이고, 「革」은 가죽이다. 진보주의자들은 바꿀 수 없는 껍데기를 내버린다. 이들의 개혁은 실패한다.
 지금까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이 성공한 개혁은 없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개혁에 성공한 것은 보수주의 방법인 「방법론적 현실주의」를 썼기 때문이다. 진보주의자들의 개혁은 이성적으로는 최선의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진보주의자들은 `대의명분’을 먼저 고려한다. 월남전 파병과 이라크 파병이 국익과 국가안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보다 인류평화 운운한다. 조선 인조 때 주화론자와 주전론자와의 싸움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인조 바로 앞 광해군 때는 청의 힘을 무시할 수 없어 겉으로는 명을 지지하는듯 하면서 실리를 챙겼다. 그런데 인조가 「떼놈들을 따르는 것은 대의명문에 어긋난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러자 청이 쳐들어와 우리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오늘날 진보주의자들의 명분론은 인조 때의 명분론과 비슷하다.
 조선일보와 갤럽 조사에 의하면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63%. 진보는 14%, 보수는 23%다. 중도주의는 보수주의다. 왜냐하면 중도에 선 사람은 실용주의를 중시하는데, 실용주의는 보수의 핵심가치이기 때문이다. 진보를 자처하는 학생한테 『왜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저는 누구한테 속박당하는 것이 싫습니다. 내 스스로의 자유와 의지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진보주의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 두 가지는 자유와 평등이다. 자유를 지향하느냐, 평등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로 나뉜다. 자유를 중시하는 사람은 보수주의자이고, 평등을 내세우는 사람은 진보주의자다. 보수주의자들은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평등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사회제도와 구조 탓으로 돌린다. 진보주의자들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현재 저지르는 탈법· 불법적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주의자들은 거짓말을 잘 한다. 그러면서 양심의 가책을 안 느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탈법과 불법을 해도 괜찮다고 본 사람이다. 시민단체 낙선운동은 불법인데도 정치개혁 명분으로 용인했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에 대한 시각이 구부러져 있다. 보수주의자를 수구세력, 기득권 세력, 나아가 산업화, 친기업, 친시장경제, 반노조, 반통일, 반김정일, 냉전주의자, 친미, 친일이라고 본다. 이것은 진정한 보수주의가 아니다.
 진보주의자는 반기득권, 반기업, 친노조, 반시장경제, 친북, 친김정일, 민족주의자, 통일주의자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이건 진정한 진보주의가 아니다. 진보주의가 어떻게 탈북자 인권을 외면하고 유엔의 인권문제에 침묵하는가.
 진보주의자의 맹점은 진보주의자가 아니면서 진보주의자라고 믿는 것에 있다. 우리나라 진보주의자들은 열림이 아니라 닫힘을 지향한다. 가장 닫힌 사회인 북한에 동조하는 것은 닫힘을 지향하는 자세다. 우리 사회의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닫힘과 폐쇄를 지향하면서 진보라고 말하는 것,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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