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냄새보단 사람냄새가 나는… 
  • 경북도민일보
피냄새보단 사람냄새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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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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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르 중 `미스터리 스릴러’는 관객의 공포심리를 자극해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지적 살인사건 영화 `아이덴티티’가 복잡하고 복합적인 구성과 끊임없이 자극하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의 사로잡는다면 이번 주 개봉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조용한 세상’은 공포적 심리 묘사보다는 인간애적 요소가 돋보인다. “세상의 온도를 1도라도 높이고 싶었다”는 조의석 감독의 말에서도 그 같은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일단 뛰어' 조의선 감독 '조용한 세상'
 
휴먼미스터리 표방 스릴러 특유 긴장감 떨어져
소녀연쇄실종사건 소재…김상경·박용우 주연

 
`일단 뛰어’로 스물여섯에 첫 장편을 만들었던 조의석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인 신작 `조용한 세상’은 `휴먼 미스터리’를 표방한다.
 일반적 시각에서 보면 `미스터리 스릴러’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휴먼 미스터리’라고 표현한 것은 다른 미스터리 스릴러와 달리 인간애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특유의 복잡한 퍼즐 맞추기나 숨막히는 긴박감보다는 영화 곳곳에 배치한 휴머니즘적 상징성에 좀더 무게를 뒀다.
 그러나 이 같은 의도가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미스터리적 스토리 구조에 의도적으로 인간미를 부각시키려다보니 영화가 미스터리 스릴러 특유의 리듬감을 잃고 군데군데 늘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는 한 소녀의 유괴사건을 소재로 전개된다.
 얼굴을 알 수 없는 범인에 의한 소녀들의 실종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해외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사진작가 정호(김상경)는 귀국하자마자 낯선 상황에 맞닥뜨린다.
 위탁아동을 맡기로 한 삼촌 내외가 집을 비운 사이 열한 살 소녀 수연(한보배)과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된 것.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때문에 큰 상처를 입었던 고등학교 시절이후 사람들과의 교류에 마음을 닫고 살았던 정호에게는 처음보는 소녀와 함께 생활하는 일이 낯설기만 하다.
 한편 잇단 소녀들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던 김 형사(박용우)는 소녀들의 신상을 조사하던 중 유력한 다음 희생자로 수연을 지목하게 된다.
 처음에는 범죄 현장마다 마주치던 정호를 의심하지만 혐의가 풀리자 두 사람은 협력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곧이어 김 형사의 눈앞에서 사라진 수연을 찾기 위한 두 사람의 필사적인 구출작전이 전개된다.
 영화는 여느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복잡한 복선을 깔고 있지는 않다. 마지막에 범인은 뜻밖의 인물로 밝혀지지만 어느 정도 미스터리물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범인을 짐작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대신 영화는 휴머니즘적 요소에 무게감을 둔다.
 사람이 자살한 지하철역의 퇴근길 정체 소식을 건조하게 전하는 방송뉴스와 무너진 가정 속에서 음식 쓰레기를 주워먹을 정도로 방치된 어린아이의 공허한 표정 등을 부각시키며 사회의 비정함을 고발하는가 하면 범죄의 표적이 되는 위탁아동들의 불우한 환경도 조명한다.
 하지만 감독의 긍정적 의도와 주연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미스터리물과 휴먼 드라마의 어정쩡한 경계에 머물며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을 던져준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
 


 
 
 
살인·추리·반전 '아이덴티티'
 
공포심리 자극 미스터리 스릴러
아가사크리스티 추리소설 원작

 
“한 섬에 모인 10명이 차례로 죽어가는데 모두 연결돼 있었던 그 영화 기억하니?”
 스릴러 `아이덴티티’(Identity)는 르네 클레르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알려진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영화는 살인이 일어나는 고립 지역으로 소설의 섬 대신 폭우가 쏟아지는 모텔을 선택했고, 등장인물의 죽음을 암시하는 인디언 인형은 살인이 일어날 때마다 등장하는 모텔방 키의 카운트다운으로 변신했다. 후반부 반전도 소설과 비슷한 듯 혹은 다른 듯 한층 입체적인 충격을 준다.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는 어느날의 밤.
 미국의 네바다 주 사막의 외딴 모텔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치와 허영으로 가득 찬 여배우, 전직 경찰인 그녀의 운전사, 왠지 모르게 불안해 보이는 신혼부부, 교통 사고를 당한 아내와 아버지로부터 학대받은 기억을 갖고 있는 그녀의 아들, 그리고 아이의 계부, 살인범과 그를 호송중인 경찰,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의 매춘부 등 10명의 여행자가 바로 그들.
 폭우로 도로는 끊기고 통신은 두절된 상황.
 이들은 신경질적인 모텔 주인과 함께 비와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린다.
 드디어 시작되는 살인.
 투숙객들은 10호실, 9호실, 8호실 순으로 방 열쇠를 지닌 채 무참히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사람들은 극한의 공포에 휩싸이지만 누구인지도 모르는 살인마를 피해 모텔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
 서로 의심하며 상대방을 향해 고함치던 중에도 인물들은 한명한명 시체로 발견되고 남은 사람들은 모텔의 일행 사이에 뭔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잔인한 살인 장면보다 꼼꼼한 플롯과 계속되는 반전.
 “창녀는 왜 자꾸 자신의 지갑을 뒤지는 것이지?”, “경찰의 등에 있는 핏자국은 어디서 묻은 것?”, “모텔 냉장고에서 발견된 시체의 정체는?”
 영화는 관객들을 영화속 모텔의 투숙객으로 만들며 소품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곱씹으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게 만든다.
 탄탄하게 구축된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는 영화의 또다른 장점이다.
 특히 감독의 입체감 있는 연출력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넓혀주며 사건이 진행되는 모텔에만 시선을 한정시키지 않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입체적 구성으로 사건을 확장시킨다.
 참고로 DVD에는 법원에서의 씬이 추가된 확장판이 수록되어 있다.
 이 씬은 로우, 지니, 패리스가 처음으로 그들의 방에 간 다음에 나온다. 이 씬에는 맬릭 박사(알프레드 몰리나)가 도착하고, 배롤 형사가 죄수 수송차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이 보인다.
 또한 엔딩이 약간 다른데, 이 버전의 엔딩에서는 환상 속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자와 실제 말콤 리버스의 살인 저지르는 모습이 대조되며 삽입되어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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