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덜 된 `주5일수업’ 양극화만 부채질한다
  • 경북도민일보
준비 덜 된 `주5일수업’ 양극화만 부채질한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2.0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 학기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실태조사에서도 전국의 1만1493개 초중고 가운데 99.6%가 주5일 수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요일에 학교에 안 가는 `놀토’가 격주에서 매주로 확대되는 것이다. 주5일 수업의 전면 시행은 우리 사회 전반의 추세가 주5일제로 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우리 사회는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 9년 만에 `주5일제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주5일제 수업의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우선 학생은 학습 부담이 적어지면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체험활동을 늘릴 수 있다. 교사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데 따른 자기계발 시간을 활용해 능률과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학부모도 가정교육과 자녀와의 체험학습 기회를 늘릴 수 있어 가족 간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가계소비가 늘어나고 내수가 살아나는 등 산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고 한다. 개학이 코앞인데도 토요프로그램 등을 제대로 갖춘 학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새 학기 시작이 임박해서야 지자체의 지원 예산이 내려오는 바람에 현황 파악과 준비가 안 끝난 학교가 상당수라고 한다. 이처럼 엉성하기 그지없는 학교의 준비상태 때문에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늘어날까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인 `양극화’가 교육분야에서 점점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사회지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월평균 교육비는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6.3배로 조사됐다. 지난 2003년 4.9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이런 판국에 준비가 덜 된 채로 실시되는 주5일 수업은 교육의 양극화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정부뿐 아니라 학부모, 학교, 지역사회가 정교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토요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 홀로 방치되는 아이가 없게 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학원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교사와 프로그램의 질도 높여야 한다. `놀토’에서마저 사교육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 사회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편집인 : 모용복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