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택시의 조상은 `taxicab’이다. 마차시대에 있었던 `승객용 마차’를 생각하면 된다. 세상이 바뀌어 자동차가 마차를 밀어내자 자동차 택시를 뜻하게 됐다. 오늘날 taxicab의 꼬리가 잘려나간 것은 간결한 언어생활을 즐기는 세태의 산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부분을 잘라내고 cab라고만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일게다.
포항시내에 굴러다니는 택시는 모두 2857대다. 너무 많아 홍수상태라고 한다. 광역시를 제외한 일반 시단위에선 전국 두번째다. 광역시를 포함해도 인구 50만이상 22개 도시 가운데서도 8번째다. 어느 쪽을 봐도 많기는 많다. 택시가 포화상태인데다 연료인 LPG값마저 줄곧 오르고만 있으니 택시운전자들 사이에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손님 쟁탈전을 벌이다가 말다툼까지 벌어진다고 하니 생존경쟁이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포항시는 택시 418대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는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계획일뿐 지금까지 감축한 실적은 전혀 없다. 택시값이 워낙 비싸 예산 뒷받침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선 감척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포항택시가 포화상태에 이른 까닭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시세(市勢)가 크게 차이나지않는 구미시의 1,769대 보다도 1,000대 넘게 많아서다.
지금은 전국 어디를 가나 자동차가 지천인 세상이다. 자동차가 많으니 운전자(driver) 또한 넘쳐난다. 때문에 요즘 드라이버는 운전이 직업이던 옛날 드라이버와는 구별된다. 운전하는 자동차가 택시인지, 버스인지, 트럭인지 명시해 불러야 직업운전자임을 알 수 있다는 소리다. 택시드라이버 수요가 많은 도시환경을 만들 수가 없다면 택시의 감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도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처지라니 포항시의 처지가 딱해 보이기까지 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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