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마니아를 따라가 강가에서 하룻밤을 보낸 친구는 그 달콤함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친구가 말한 것은 `달콤한 잠’이었다. 낮동안 뜨겁게 달궈진 모래밭에 이슬만 맞지 않도록 덮개를 해놓고는 침낭 속에 파묻혀 한뎃잠을 자고나니 싱싱해진 자신의 얼굴이 느껴지더라고 했다. 이름난 휴양지 특급호텔이 부럽지 않더라는 자랑이었다.
저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피서라고 하면 해수욕장을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다. 더구나 젊은이들에게 해수욕장은 단연 `인기 짱’이다. 이효석의 `계절’에서 한 대목을 옮겨보면 그 현장감이 되살아난다. “여름의 해수욕장은 어지러운 꽃밭이었다. 청춘을 자랑하는 곳으로 건강을 결정하는 곳이다. 파들파들한 여인의 육체, 그것은 탐나는 과일이요, 찬란한 해수욕복 그것은 무지개의 행렬이다. 사치한 파라솔 밑에는 하이얀 살결의 파도가 아랍게 되어있다. 해수욕장에 오는 사람들은 생각건대 바닷물을 즐기고자 함이 아니라 청춘을 즐기고자 함과 같다.”
도대체 왜 이럴까? 햇살이 식은걸까?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를 외쳤다던 어느 외국 정치인이 생각난다. 까마득한 미래 언젠가는 해가 식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직은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문제는 경제다. 뙤약볕이 절정에 이를 시기가 코앞에 다가온다. 그때에나 기대를 걸어보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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