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필승카드일까
  • 경북도민일보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필승카드일까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2.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文·安 누구로 단일화해도 박근혜 후보에 열세

文 단일화, 민주당 반대세력 이탈
安 단일화땐 민주당 지지층 이탈
어느쪽으로도 朴 지지율 못미쳐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 사실상 목을 매고 있다. 안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져도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안 후보의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협력적 관계”를 내세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았다.
 안 후보 측도 최근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눈치다. 안 후보의 정치혁신포럼을 대표하는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8일 “10월말까지 후보 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진심을 가지고 정치혁신을 추진하면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것이고 단일화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일화를 기정사실화 했다. 안 후보가 “대선 완주”를 외치는 것은 `단일화’로 분위기가 쏠릴 경우 지지율이 빠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를 `재앙’으로 보는 분위기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악몽’을 겪은 새누리당으로서는 그 트라우마를 잊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도 박근혜 후보와 안 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데, 안 후보든 문 후보든 한 사람으로 단일화 되면 두 후보의 지지율이 합쳐질 때의 파괴력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일단 산술적으로는 후보단일화의 파괴력이 만만찮다. 중앙일보 최근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시 박근혜 43.9%, 안철수 28.2%, 문재인 21.9%의 지지율을 보였다. 문·안 두 후보 지지층을 단순 결합하면 박 후보 43.9% 대 단일후보 50.1%로 야권 우세다. 후보를 단일화 할 때 문·안 후보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와 단일화 후보의 1대1 대결에선 박 후보가 모두 앞선다. 박 후보 51.8% 대 문 후보 45.0%, 박 후보 50.0% 대 안 후보 46.5%다. 문·안 어느 쪽으로 단일화해도 이탈표가 적지 않다는 반증이다. 문 후보로 단일화되면 안 후보를 지지하지만 민주당을 싫어하는 세력이, 안 후보로 단일화되면 민주당 지지층이 등을 돌린다는 말이다.
 심지어 안 후보로 단일화 될 경우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박 후보 지지로 선회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후보단일화’가 만병통치가 아니라는 증거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문 후보로 단일화 되면 산토끼 일부가 뛰쳐나가고, 안 후보가 나서면 집토끼가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후보 캠프의 이목희 기획본부장도 “사람도, 정치 세력도 다른 만큼 합친다고 지지표까지 다 옮겨오지는 않을 수 있다”고 이를 인정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는 선거 직전 정 후보의 이탈로 깨졌다. 정 후보의 느닷없는 단일화 파기로 노 후보 당선은 무망해보였다. 정 후보 지지층이 당연히 등을 돌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노 후보는 `기적 같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50만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선거전문가들은 노-정 단일화가 깨지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노 후보 당선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 분석한다. 노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정 후보가 선거 전날 `비상식적으로’ 단일화를 파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 후보가 `발작적으로’ 합의를 파기했고, 노 후보는 그런 정 후보를 돌려 세우기 위해 밤새도록 정 후보 집 앞에서 배회했다. 이런 모습이 젊은 유권자들의 심성을 자극해 몰표를 얻었다는 얘기다. 투표 당일 새벽부터 인터넷에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진 것은 전적으로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 때문이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예정된 코스다. 3자 대결에서 문·안 두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너지 효과’가 없는 단일화에 선뜻 나서기도 어렵다. 국민들은 2002년 이미 후보단일화 깜짝쇼를 목격했기 때문에 단순 단일화가 주는 충격이나 신선함을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정치신인인 문·안 두사람이 후보단일화라는 `정치공학’에 목을 매는 모습을 보이면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문·안 두 후보가 단일화하겠다면 그건 그들 뜻에 맡겨야 한다. 그러나 문·안 두 후보가 선거 직전 단일화 할 거라면 애초 각자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고 정도 정치다. 두 후보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