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작가와 같아… 새로운 감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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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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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4년 만의 정규 5집 발매

 “우린 작가와 같아요. 대중이 원하는 것에 맞추기보다 끊임없이 새로운 걸 제시해야 하죠. 사실 우리 음악이 보편적인 감성은 아니니 망할 때가 더 많지만 그 표현을 멈출 수가 없네요. 하하.”
 뜨거운감자는 “우린 그때그때의 감성을 표현하고 제시하는데 `고백’은 이 감성이 운 좋게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요즘 시장 흐름과 비교해 우린 보편적인 감성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고 그런 음악을 만들 능력이 없다. 그럼에도 우린 표현하는 걸 좋아하니 그 표현을 멈출 수가 없다”고 웃었다.
 총 8곡이 수록된 앨범에는 김C가 전곡을 작사하고 김C와 고범준이 함께 작곡한 신곡 6곡과 자신들의 1, 2집에 담긴 두 곡을 리메이크해 실었다. 이들은 오는 10-11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5집 발매 기념 공연을 연다.
 다음은 뜨거운감자와의 일문일답.
 --`고백’의 히트 후 대중의 취향과 음악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했겠는데.
 ▲그게 인터뷰의 핵심이다. 대중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우린 음악을 만들 때 대중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전제 조건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전구를 원하는데 못만드는 게 아니라 대중은 뭘 원하는지 스스로 모르고 있다는 의미다.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와 저게 뭐야’란 반응처럼. `고백’이 대표곡이 됐는데 지금껏 `대중이 이런 걸 좋아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든 적이 없다. 음악인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대중에게 맞추기보다 새로운 걸 제시해야 한다. 우린 대중이 좋아하는 걸 아는 능력도 없다. 그러니 우리가 제시한 표현을 좋아해 주면 고마울 뿐이다.(김C)
 --그렇다면 `누가 달콤한 걸 싫어해’란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
 ▲앨범 제목을 정해놓고 음악 작업을 시작하는 편이다. `누가 달콤한 걸 싫어해’는 의문형이 아니라 독백, 혼잣말이다. 우린 단것에 익숙하고 길들어 있지 않나. 통념적인 의미에서 길들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재미없으니 음악의 폭이 넓어지고 싶다는 것이다.(김C)
 --희망대로 5집 수록곡은 스트링 선율을 바탕으로 한 타이틀곡 `팔베개’부터 개러지 스타일의 `레밍’까지 한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운데.
 ▲우린 한 장르를 고집하지 않는다. 포크의 따뜻함, 전자 음악의 치밀함, 사이키델릭 음악의 오묘한 감성 등 그때그때 느끼는 걸 받아들여 계속 변화하는 밴드다.
 밴드 사운드에 기반을 두지만 멤버가 둘이니 연주하는 악기 외에 전자 장비를 이용해 전자 사운드도 가미된다. 전곡이 같은 톤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선택은 늘 당시의 감성에 따른다.(김C)

 --김C는 지난 15개월 동안 독일 베를린에 있었다. 고범준이 그곳으로 가 함께 작업했다는데.
 

앨범명 `누가 달콤한 걸 싫어해’
통념적인 것에 길들고 싶지 않다는 의미 담아
그때그때 우리의 감성 표현

포크·사이키델릭·일렉트로닉 등 장르 다양

 ▲베를린에서 유학한 게 아니라 유람 생활을 했다. `놀 유(遊)’에 `볼 람(覽)’이다. (KBS 2TV `1박 2일’ 등에 출연하며) 내가 걸어가는 것과 상관없이 당기는 쪽이 많아 한 번쯤 모든 것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다 내려놓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아보고 싶었다. 베를린을 택한 건 문화적인 곳이면서도 물가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싸서다. 하하. 이때 베를린에 놀러 온 범준이에게 내가 스케치한 음악을 들려줬고 범준이가 작업한 걸 들어보며 한 장의 앨범에서 어울릴 표현의 절충점을 찾았다. 각자의 표현에 대한 교류가 쌓이는 게 밴드 음악이니까.(김C)
 ▲비틀스도 조지 해리슨과 링고 스타가 만든 음악이 비틀스 색깔과 맞지 않아 싣지 못한 곡이 많았다고 한다. 우린 각자 만든 음악으로 의견을 나눌 때 김C 형은 수용하고 내가 고집을 부리는 편이다. 하지만 오래된 밴드여서 서로 생각을 조율하는 노하우가 있다.(고범준)
 --김C가 독일에서 작업해 지난 3월 발표한 솔로 앨범이 `덥(Dub:레게에서 탄생한 일종의 리믹스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일렉트로닉 음악이어서 5집에도 영향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당시 자연스럽게 땅의 기운이 내게 깃든 것 같다. 유럽에서 전자 음악은 팝이다. 그들은 선율보다 비트를 즐긴다. 스페인에 있었다면 내 음악에 다른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범준이도 전자 음악을 좋아하지만 뜨거운감자 앨범에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100을 담을 순 없다. 그래서 뜨거운감자와 솔로 앨범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김C)
 --창작자로서 디지털 음악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여기나.
 ▲우린 LP에서 CD 등 매체의 변화를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디지털 음원 시장이니 CD는 5년 안에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산업의 한 방향이고 우린 매체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니 순응할 뿐이다. 솔로 앨범 때 LP를 제작했는데 LP를 듣는 건 좋은 소리, 따뜻한 소리를 원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LP가 아예 사라질 것 같진 않다.(김C)
 ▲우린 디지털 음악 환경을 잘 이용하는 밴드 중 하나다. 그러나 음악 자체는 디지털과 상관없다. 어쿠스틱한 사운드여도 어디에 담느냐의 문제일 뿐이다.(고범준)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가요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텐데.
 ▲요즘은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를 연구해서 공략한 음악이 많이 나온다. 그런 노래들은 유행가이고 하나의 현상에 그칠 뿐이다. 2-3년이 지나 들어도 그때 유행한 그 음악을 좋아할지는 의문이다.(김C)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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