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후보가 좌고우면 끝에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대선출마 포기 이후 13일만이다. 안 전 후보의 출마포기 이후에도 계속된 대선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안철수 간의 정면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안 전 후보의 새삼스런 문 후보 지지선언으로 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의 다수가 문 후보와 박후보 지지로 선회했지만 부동층이 10% 안팎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의 결심이 이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단일화에 안 전 후보 지지층 가운데 다수가 “아름다운 단일화로 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전 후보 지지세력 일부는 박 후보 지지를 공개선언했다. 광주의 CS(철수) 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공개지지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다.
문-안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흔들리는 이유는 바로 안 전 후보의 불투명한 태도 때문이다.
그는 단일화 TV토론이 끝난 뒤 “문 후보가 내가 아는 문 후보가 아니다”며 문 후보 진영을 “더티하다”고 비난했다. 최근에는 “문 후보와 이념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 4일 국민소통자문단과의 오찬에서 자신의 4대강 보 철거 공약을 “근본주의적 시각을 좋아하지 않는데 4대강 보 철거를 정책공약으로 받아들였다”고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하루만에 `근본주의적’ 후보인 문 후보 전폭 지지를 선언했다.
더구나 안 전 후보는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 후보는 폐기 또는 재협상이다. 금강산 관광도 문 후보는 무조건 재개지만 안 전 후보는 `선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이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를 “이명박 정부와 똑 같다”고 핀잔까지 줬다. 두 사람이 손을 잡긴했지만 이런 이념 차이를 어떻게 해소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
문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공동정권’을 약속했다. 결국 두 사람의 결합은 정권을 나눠 갖고 권력을 분배하는 정치적 결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안 전 후보가 `새정치’를 구실로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새정치’는 새누리당과 박 후보도 공약한 내용이다. 이념적으로 배치되는 문-안 후보 결합에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다.
차라리 잘됐다. 안 전 후보가 애매모호한 행보를 정리하고 문 후보 지지에 나섬으로써 박근혜 대 문재인-안철수의 진검승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이번 대선 출마가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다. 문 후보는 물론 안 전 후보 역시 이번 선거가 두 사람에 대한 심판임을 인정하고 선거결과에 두 사람이 함께 책임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국민들도 과연 문-안 단일화의 과정과 그 결과가 정당한지 심판할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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