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연기 많이 하고파…계속 찾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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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연기 많이 하고파…계속 찾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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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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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주·조연, 장·단편, TV·영화 가리지 않고 다작, 끊임없는 캐릭터 변신

 요즘 KBS 2TV 시트콤 `일말의 순정’에서 `정우성’ 역으로 웃음을 주고 있는 김태훈(38·사진)은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조금은 낯선 배우다.
 2011년 MBC 아침극 `당신 참 예쁘다’, 지난해 하반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악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다 최근 시트콤에선 고등학생 딸을 둔 철부지 아빠 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화에서는 `아저씨’(2010)의 열혈 형사, `점쟁이들’(2012)의 무서운 악령, `남쪽으로 튀어’의 순박한 노총각, `분노의 윤리학’의 스토커 등 끊임없이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며 어떤 정형화한 이미지도 만들지 않았다.
 조연영화든 TV든 가리지 않고 다작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1년 전 촬영해 오는 14일 개봉하는 저예산영화 `설인’은 배우 김태훈의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겨울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 스릴러풍의 영화에서그는 눈밭에서 뛰고 구르고 누워있는 모습을 90분 내내 보여준다.
 최근 을지로에서 만난 그는 그 정도의 추위나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심하게 말했다.
 “스태프 모두 힘드니까요. 제가 굳이 힘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약간 춥고 산을 계속 올랐다는 게 기억에 남긴 하죠.”
 그러면서도 그는 “마지막에 눈 속에 들어가 있는 장면은 찍을 때뿐만 아니라 촬영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더해져 온몸이 마비가 됐다”고 떠올렸다.
 “새삼 `자연이 무섭구나’라는 걸 느꼈어요(웃음).”
 영화진흥위원회 부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투자·제작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 출신 젊은 감독 이사무엘의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절망에 빠진 한 남자가 죽은친구를 떠올리며 예전에 친구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 산속 모텔에 찾아오고 이곳에서 겪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몽환적으로 그렸다. 이야기 전개보다는 하얀 설산의 이미지가 강하게 담긴 영화다.
 순제작비 7400만 원의 작은 영화에 김태훈은 출연료를 거의 받지 않고 출연했다.

 “첫 장면에서 임신한 부인이 아이가 기형아라는 판정을 받고 직장에서도 믿었던 상사에게 배반당한 남자예요. 불안하고 심리가 굉장히 위축된 상태에서 우연히 예전친구랑 있었던 그 모텔에 가게 되는 건 우리가 평소에 많이 겪는 일상의 우울함을 보여줍니다. 거기서 이상한 인물을 만나게 되고 판타지 같기도 하고 개연성 없는 일들을 겪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했던 말들이나 지금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거죠.”
 

 나쁜남자, 철부지 아빠, 순박한 노총각, 스토커 등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 선봬… 정형화된 이미지 없어

“최대한 내 모습 꺼내려 노력… 연기한 모든 캐릭터`나’ 있어
 버티기 어려울 정도 되면 쉴 수도 있지만 아직은 아니야”

 영화에서 그가 찾고자 하는 `설인’이 상징하는 것에 대해서는 “감독의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내가 젊었을 때 꿈꾸고 있던 어떤 것일 수도 있고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어떤 존재이자 지금의 나에게 압박을 주는 존재라고 느끼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독립영화, 단편영화 가리지 않고 많이 출연하는 게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은 장르나 역할에 구분 짓지 않고 많이 하고 싶다”고 답했다.
 “버티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쉴 수도 있지만 아직은 제가 더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이라면 고르거나 가리지 않고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많이 할 수 있다는 건 되게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계속 찾아주시는 게 고맙죠. 내가 하고 싶어도 캐스팅이 안 되면 못하는 거잖아요.”
 전날까지 시트콤 촬영을 하고 겨우 하루를 쉬게 됐다는 그는 “이번 시트콤은 드라마가 있는 시트콤이어서 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보여주는 시트콤이니만큼 그의 실제 모습이 더 많이 묻어나는 게 아닐까 물었다.
 “사실 제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 안에 제가 있죠. 최대한 제가 가진 것에서 끄집어내려고 하니까요. 그래도 확실히 시트콤은 마음이 더 편하긴 해요. 재미있게 하려고 더 오버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기본으로는 똑같은 마음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는 “촬영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초반인데도 두 달 정도 찍은 팀 같다고 얘기들 한다”며 “반응도 괜찮은 것 같고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태우(42)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연기 인생에서 요즘이 참 행복한 시기라며 웃었다.
 “사실 제가 대단하게 꿈을 갖고 연기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냥 연극영화과에 들어가 선배들 쫓아다니면서 그 분위기가 좋아서 하게 된 거였어요. 졸업하고 20대 중후반엔 연극판에 가서 고생하면서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영화에 캐스팅됐어요. 당시 소속사도 없었는데 영화와 CF 출연제의가 들어왔죠. 그러면서 이것 찔끔 저것 찔끔 하게 됐는데 어디에도 소속된 느낌이 아니어서 조금 힘들었던 때도 있었어요. 이 무렵 비로소 배우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죠. 지금은 제가 알려진다거나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요. 좋은 작품을 다양하게 계속하는 게 행복할 따름입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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